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30대 여성 실종사건’과 관련 예멘난민에 의한 범죄라는 ‘근거 없는 루머’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 바 있다. 경찰이 “난민과 무관한 추락사”라고 직접 해명하고 나섰지만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이 같은 루머가 확산된 것은 난민범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방인에 대한 이질감에서 비롯된 공포가 짙게 깔리면서 SNS 등을 통해 잘못된 정보가 적잖게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제주의 경우 무사증 제도를 악용한 불법체류자가 양산되면서 살인 등의 외국인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한 것도 한몫을 거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달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에 걸쳐 난민 수용여부에 따른 조사를 벌인 결과, ‘엄격한 심사를 통해 제한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70.2%)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난민은 절대 수용해서는 안 된다’가 16.9%, ‘인도적인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고작 10.7%에 그쳤다.

이 같은 부정적 여론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난민에 대한 편견과 혐오”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소위 ‘가짜뉴스’에 대한 설명 자료를 배포했지만 우리사회의 편견과 혐오 표현에 대한 대응에는 충분하지 못했다”며 “특정 국가 및 특정 종교 등의 이유만으로 이들을 폄훼하거나 편견과 선입견이 고착화하는 것을 우리 모두가 경계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난민을 원하는 사람은 없으며, 경우에 따라 누구나 난민이 될 수도 있다. 지구촌이 하나가 되는 글로벌 시대에 적극적인 포용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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