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와 관련한 갈등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비자림로 공사 반대에 제2공항반대단체까지 가세해 보다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제2공항범도민행동은 삼나무 벌채 등 환경 훼손 문제를 넘어 “이 공사가 제2공항 건설과 관계가 있다”며 공사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도민행동은 최근 성명에서 “비자림로 확장이 끝나면 금백조로 확장 공사가 기다리고 있다”며 “이곳은 차량이 정체되는 곳이 아니지만 제2공항이 들어선다는 전제 아래 확장 공사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민행동은 그러면서 “제주 제2공항은 확정된 계획이 아니며, 수많은 논란 끝에 사전타당성 재조사에 들어가 계획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사업”이라며 “제주도는 비자림로 확장 공사뿐만이 아니라 금백조로 확장 등 제2공항 연계도로계획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제주도는 비자림로 확·포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공사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지만 사업 백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비자림로 확장이 주민숙원사업이며, 사전 준비가 5년에 걸쳐 추진돼 편입 토지 보상도 75%에 이른 점 등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럼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13일 “비자림로를 아름다운 생태도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여름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원 지사는 이날 “사회의 기초 인프라이자 주민숙원사업으로써 도로의 필요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생태도로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도민과 더 소통하고, 더 지혜를 모아 검토해서 비자림로를 아름다룬 생태도로로 만들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생태도로’가 설득 카드가 될지 의문이다. 이 사업은 전국적 이슈가 된 데다 지역 내에서도 반대층이 확대되고 있다. 원 지사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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