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한 달 동안 실습을 마치고 ‘실습의 꽃’ 소방실습을 가게 됐다.

동부소방서로 배정받은 동료들과 함께 성산119센터에서 반장님과 서장님을 만난 후 각자 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실습 파트너가 첫 날 사정으로 출근하지 못해 혼자 표선119센터로 가게 됐다. 표선은 자주 가보지 않은 동네여서 처음에 많이 낯설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봤는지 센터에 근무하시는 센터장님, 팀장님, 주임님, 반장님들 모두 잘 챙겨주셨다.

표선은 인구가 많지 않아 다른 제주시 소방센터보다는 출동이 많지 않다고 한다. 출동이 없을 때는 주임님과 반장님이 구급차 안에 있는 여러가지 장비들의 이름, 위치, 사용 방법 등에 대해 가르쳐 주셨다.

첫 출동이 있던 날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길에 한 남자가 거품을 물고 쓰러져있다는 신고였다.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현장으로 가는 내내 긴장됐다. 내리자마자 의식있는지 확인 후 들것에 환자를 옮기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환자는 경련으로 의식이 혼미한 상태였다. 몸부림치는 환자 때문에 흔들리는 구급차 안에서 응급처치를 하는 구급대원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첫 출동이 끝나고 센터로 돌아왔을 때 주임님이 놀랬을 나를 진정시켜주셨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일 기억에 남는 출동이다.

실습을 하면서 느꼈던 또 한 가지는 구급차 남용에 대한 것이다. 표선이 시 외곽 지역이라 큰 병원에 가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서인지 구급차를 이동수단쯤으로 여겨 남용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이런 경우가 계속 발생하면 진짜 응급상황에 구급차가 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웠다 .

실습을 하면서 구급대원들이 밤낮 가리지 않고 고생하는 것을 옆에서 보고 많은 것을 배웠다. 그동안 챙겨주신 1팀, 2팀, 3팀 팀장님, 주임님, 반장님들 그리고 센터장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덧붙여 졸업 후에 더 성장해 믿음직한 응급구조사가 되어 돌아오겠다는 약속도 함께 전한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