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관광 1번지’ 제주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는 데다 제주도에 대한 내국인의 관심도도 식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와 여행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여행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국내여행지 관심도를 조사한 결과, 제주도 여행 관심도가 48%로 강원도(50%)에 뒤졌다.

이들 기관의 관심도 측정에서 제주는 지난 2016년 2월부터 30여 개월 동안 줄곧 1위였다. 그동안 2위인 강원도를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앞서 왔으나 지난 7월부터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 이달 들어 2주간 진행된 조사에서는 역전 당했다.

제주도 관심도의 변화 추이를 보면 지난 5월 말 63%에서 매주 1~2%포인트씩 하락해 7월 다섯째 주 들어 처음으로 40%대에 진입했다.

특히 7월 조사에서 전달에 비해 ‘관심이 커졌다’는 응답은 9%포인트 줄고 ‘적어졌다’는 응답은 14%포인트 늘었다.

이는 제주도는 ‘비싸다’는 인식에 더해 불법체류자 간 살인사건, 난민 유입, 여성 관광객 사망사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팀은 분석했다.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에 더해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도 줄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 통계에 따르면 여름철 관광성수기인 지난 7월 내국인 관광객(113만3556명)은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8월(28일 기준 104만1316명) 들어서는 감소폭이 7.8%로 확대됐다.

제주 관광시장에서 내국인 비중은 약 90%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내국인 여행소비자들의 제주에 대한 관심도가 줄고, 실제 여행객까지 감소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개점 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던 제주공항 등 JDC 면세점까지 매출이 줄 만큼 최근 지역내 관광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국은 위기의식을 가지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제주관광 그랜드 세일’ 등 금전적 보상을 통한 관광객 유치 정책 정도로는 안 된다.

우선 여행자들의 제주도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연후에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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