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국토교통부와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가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검증할 검토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전격 합의했기 때문이다.

김용석 국토부 공항항행정책관과 강원보 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은 11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용역 검토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6일까지 검토위에 참여할 위원을 추천 선정하고, 서로 각 1명씩 2명의 간사를 두기로 했다.

검토위원 선정 결과를 비롯해 구성 방향과 추진일정 등 구체적인 계획은 오는 17일 밝힐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용석 정책관은 “그동안 양측은 무려 19회 이상 공식입장을 주고받았다”며 “특히 지난 10일 오후 1시부터 9시 10분까지 마라톤회의를 거쳐 합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서로간의 양보가 주효했다. 11일 열린 용역 중간보고회의 경우 반대대책위의 의견을 받아들여 1차 중간보고회로 명명하고, 쟁점사항 위주로만 발표됐다. 양측은 검토위 구성 후 추후 일정을 정하고 2차 중간보고회를 통해 용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용역 검토위원회 구성에 합의했다고 이견(異見)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의 기간 연장만 하더라도 양측은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국토부가 1개월 연장을 주장하고 있는데 반해 반대대책위는 최소 2개월은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원보 집행위원장은 “검토위 구성 합의 과정에서 국토부와의 쟁점(爭點)은 연구용역 기간의 연장이었다”며 “연구용역이 이미 진행됐기 때문에 잔여기간으로 할 것인지, 검토위를 새로 구성해 같이 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좁히는 과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부와 반대대책위간의 ‘합의’는 큰 의미를 지닌다. 서로가 상대방의 주장을 존중해 양보함으로써 현재의 ‘갈등 국면’을 해소시키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제2공항 건설 문제가 양측의 의견 조정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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