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국립수목원 유전체 완전 해독
제주산 日과 다른 별개의 종으로 확인
母 올벚나무·父 산벚나무인 자연 잡종

제주왕벚나무와 일본 왕벚나무가 서로 다른 별개의 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제주왕벚나무가 일본 왕벚나무의 기원이라는 주장이 다소 허무하게 종지부를 찍게 됐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이유미)은 명지대·가천대팀과 함께 제주도에 자생하는 왕벚나무 유전체(게놈)를 완전히 해독한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세계적 저널인 ‘게놈 바이올로지’ 9월호에 게재했다고 13일 밝혔다.

제주도 왕벚나무 유전체는 모두 8개의 염색체상에 있는 2300만개의 DNA 염기쌍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두 4만1294개의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유전체 분석 결과, 제주도 왕벚나무는 제주에 자생하는 올벚나무를 모계로 하고, 벚나무 또는 산벚나무를 부계로 해서 탄생한 1세대(F1) 자연 잡종인 것으로 확인됐다.이들은 일본 도쿄와 미국 워싱턴 등에서 자라는 일본 왕벚나무의 유전체와 비교 분석한 결과도 내놨다.

분석결과 제주 왕벚나무와 일본 왕벚나무는 뚜렷이 구분되는 별개의 식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왕벚나무(일본명 요시노 벚나무)는 올벚나무를 모계로 하고 오오시마 벚나무를 부계로 해서 수백 년 전 인위적인 교배를 통해 만들어진 잡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왕벚나무와 일본 왕벚나무는 둘 다 잡종이지만 별개인 종이었던 것이다.

연구팀은 제주에서 자연 잡종인 왕벚나무가 탄생한 것은 타가수분을 통해서만 번식하는 벚나무 종들이 제주도라는 섬의 고립된 환경에서 서로 다른 종 간에도 꽃가루받이를 허용함으로써 번식이 가능해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번 자생 왕벚나무 유전체 해독을 통해 왕벚나무를 둘러싼 원산지와 기원에 관한 논란을 마무리할 수 있는 해답을 얻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특산 자생 왕벚나무 중 우수한 나무를 선발하고 보존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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