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111년만의 폭염으로 살인적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우리 모두를 힘들게 했다. 특히 고령자와 냉방시설이 충분치 않은 저소득 가구에게는 어느 때 보다 힘든 여름이었다. 필자는 사회복지담당자로서 혹여 이들에게 불상사가 생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독거어르신 등 취약가구의 안부를 확인하느라 진땀을 뺐다.

그런 무더위에 시달렸던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아침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분다. 이제 곧 고향을 떠나 생활하던 가족들이 돌아오는 추석이 다가온다.

그러나 요즘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로 추석을 혼자 쓸쓸히 지내는 ‘나홀로 추석’이 늘었다. 특히 가족과 연락이 되지 않거나 떨어져 혼자 지내는 독거노인에게 추석은 외롭고 누군가의 정이 절실하게 그리운 날이기도 하다.

모두가 행복해야 할 추석에 외로움과 싸우는 이웃을 위해 온 세상을 비추는 보름달처럼 나눔을 실천하는 천사들이 있다.

수년간 한사코 본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선뜻 수백만원 상당의 쌀을 보내는 얼굴 없는 천사가 있는가 하면 십시일반 이웃들을 위해 작은 정성을 모으는 주민들도 많다. 우리 동에도 추석명절을 맞이해 관내 새벽시장번영회, 제주동초등학교학부모회 및 새마을부녀회 등에서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온정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또한 건입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인정이 넘치는 만덕마을 만들기’의 일환으로 순복음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제수음식을 직접 만들어 외롭게 추석을 맞는 20여명의 독거노인에게 직접 전달할 계획이다.

이렇듯 우리가 가진 넉넉하고 훈훈한 인심을 외롭고 어렵게 살아가는 이웃들과 나누는 것이 진정한 한가위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곧 다가올 추석 연휴에 가족 그리고 이웃과 함께 정을 나누는 풍요로운 한가위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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