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정책은 1960년대 식량증대 및 농촌공간의 물리적 정비로 시작해 2000년대 농촌 활력화로 이어졌다. 이후 2010년을 기점으로 ‘농산업의 발전과 농산어촌의 복지 증진’이라는 기조로 산업적 시각 뿐만 아니라 복지의 관점도 포함시키고 있다.

농가소득 향상과 농업경쟁력 증대를 넘어 지속가능한 농촌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런 정책의 변화는 농촌의 목적과 기능의 변화에서 기인한다. 농촌은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식량생산 기지로서의 역할을 하는 공간에서 현재는 공익적이며 다원적인 가치의 재평가를 요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농촌도 마찬가지이다. 식량 공급을 기본으로 자연경관 및 생태계 유지, 전통문화와 가치관의 보전, 공동체의 균형발전과 성장 등 수치화하기 어려운 공익적(다원적) 기능을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생산자에게는 농산물 생산 공간, 소비자 또는 관광객에게는 자연환경을 소비하는 관광지로 머물러 있는 것이 아쉽다. 하물며 일부 어떤 이에게는 투자 공간의 개념으로만 생각돼 지금까지 유지되던 자연, 문화를 파괴하기도 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돌담 넘어 풋귤들이 넘쳐났을 감귤원들이 사라지고 카페, 게스트하우스, 호텔들로 가득 찼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제주농촌의 가치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대한 고민으로 서부농업기술센터에서는 지난 6월부터 매주 토요일 ‘농촌문화 체험 프로젝트 제주와 팜파티’를 추진하고 있다.

농업·농촌의 가치 이해와 전통식문화 계승 확산을 위해 소규모 농장을 농업인과 도시 소비자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 농산물에 대한 신뢰도 증진과 농촌가치를 확산시키고자 하는 행사이다.

지금은 서부지역 농촌융복합산업 사업장 4개소에서 이제 첫 걸음을 내디뎠지만 더 많은 농업인들이 더 제주스러운 문화를 갖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상시 운영할 할 예정이다.

햇볕이 누그러지기 시작할 무렵에 조용한 음악, 정갈한 밥상, 다양한 문화체험, 소소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제주농촌의 자연과 문화에서 누리는 여유와 행복함을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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