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반대 단체 집회 주최측과 대치 ‘긴장감 팽팽’
경찰, 500여명 현장 배치…별 사고 없이 마무리

29일 열린 제주퀴어문화축제가 단 한명의 입건자와 부상자도 발생하지 않는 등 큰 탈 없이 마무리 됐지만, 행사 반대 단체들과 마찰을 빚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이날 낮 12시 제주시 신산공원 일대에서 ‘탐나는 퀴어’라는 주제로 제2회 제주퀴어문화축제를 개최했다.

김기홍 조직위원장은 환영사에서 “성소수자 혐오 발언에 제주의 뜻 있는 활동가들이 모여 축제를 시작했다. 이 축제는 반인권에 대한 저항”이라며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각자의 색으로 다채롭게 빛나고 있다. 오늘 축제를 행복하게 즐긴다면, 그 자체로 그 무엇보다 행복하고 자긍심 넘치는 퀴어의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축제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성소수자 단체와 시민단체, 진보 정당 관계자 등에서 약 500여명이 참석했다.

축제 반대 측인 제주도기독교교단협의회와 시민단체 500여명도 오후 2시 제주시청 광장에서 동성애 반대 집회인 ‘제주생명사랑축제’로 맞불을 놨다.

이들은 시청에서 반대 집회 이후 축제가 진행되는 신산공원에 집결, 축제 관계자와 대치했다.

충돌을 우려한 경찰은 경력 500여명을 현장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를 준비했다.

조직위는 오후 4시30분 신산공원 입구에서 문예회관4가, 광양4가, 고산동산4가를 경유해 다시 신산공원까지 돌아오는 거리 행진을 펼칠 계획이었지만, 반대 단체들로부터 길목이 막히면서 지체됐다.

해산 계고에도 길목을 비켜주지 않자 경찰은 반대단체의 주위를 둘러쌓고, 물리적 충돌을 막으며 거리행진이 이뤄지도록 했다.

오후 5시 10분쯤 시작된 거리행진에서도 반대 단체들은 차량 길목에 드러눕거나, 차량 밑으로 들어가는 행위가 지속됐다.

간간히 축제 참가자와 반대 단체들 간 신경전도 빚어졌지만, 경찰의 제지로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러나 지속적인 방해로 거리행진은 오후 6시를 넘겨서야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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