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하면 먼저 작고 소박한 기둥 하나에 원형으로 달린 과거의 표지판이 떠오른다.

버스정류장은 버스를 기다리는 장소만이 아니라 먼 동네로 마실 나가는 이웃들과 반갑게 만나기도 하고 학창시절에 재잘거리며 놀던 소중한 기억들이 가득한 장소였다.

지금은 어쩌다 우산 없이 나선 길에 소나기라도 내리면 비바람을 막아주고 한여름 뙤약볕에 그늘을 만들어주는 소중한 시설물이다. 하지만 경쟁하듯 붙인 불법 광고 전단지와 스티커가 온 승차대를 도배해 놓은 지 오래다.

대륜동에서는 새마을부녀회 회원들과 월 2회 이상 버스승차대 환경정비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물청소는 물론 승차대 주변 쓰레기 수거, 풀베기 활동도 전개한다.

환경정화활동을 하다보면 버스승차대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다고 느낄 때가 있다. 잠깐 앉아 쉬어가는 나그네(시민)들에게 나무(승차대)는 낙서로 더럽혀지고, 주변이 쓰레기로 더러워지더라도 밑동이 남아있을 때까지 자신을 내어주는 점 때문이다.

지난해 제주도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다양해진 버스 노선과 저렴해진 교통비로 관광객은 물론 지역주민의 대중교통 이용도 늘어났다. 제주버스정보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버스운행시간표는 물론 주변 정류소와 노선 검색까지 가능해졌다.

이용이 늘어난 버스승차대의 주인은 바로 시민들이다. 시민들이 시민의식을 가지고 승차대를 소중하게 이용한다면 변함없이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 우리 곁에 함께할 것이다.

우리들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버스정류장을 깨끗하게 이용하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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