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청소년들의 도박 중독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도박을 하기 위해 불법 사채에도 손을 내미는 것으로 밝혀져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2015년)를 벌인 결과 제주도는 17개 시·도 가운데 청소년 도박 문제군 비율이 3.7%로 전국(평균 1.1%)에서 가장 높았다. 도박 위험군도 전국 평균(4%)의 2배에 가까운 7.1%에 달했다. 이 비율을 바탕으로 제주지역 청소년 약 4600명이 도박의 폐해를 겪는 것으로 도박문제 관리센터는 추정하고 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게임으로 도박을 접하는 청소년들이 급증하면서 도박자금 마련을 위한 2차 범죄마저 우려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 청소년은 자신의 용돈을 도박에 전부 쓴 것도 모자라 부모 지갑을 뒤지거나 친구 돈을 빼앗기도 했다.

도박에 빠진 청소년을 겨냥한 무등록 대부업도 판치고 있다. 고모(20)씨 등 5명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불법 대부업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단기 급전을 빌려준다는 내용의 광고를 SNS에 버젓이 게재해 조직적으로 학생들을 모집 범행을 저질렀다.

고씨의 경우 고교생인 A군(16)에게 20만원을 빌려주고 1주일 후 30만원을 받는 등 1300%에서 최고 4500%의 고율 이자를 받아 부당이득을 취했다. 밝혀진 피해 학생만 십 수명이 넘는다. 이들 20대 패거리는 학생들이 돈을 갚지 못하자 가족들에게 독촉 전화 및 문자 수백 건을 보내 협박하는 등 악덕 고리사채업자를 방불케 했다.

어떤 연구결과에 의하면 심각한 병적 도박자 70% 가량이 20세 이전에 도박을 시작했던 사람들이라고 한다. 청소년 도박 중독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해야 하는 이유다.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쉽게 도박 사이트에 접근 할 수 있는 지금, 청소년 도박 중독은 일탈한 개인의 행동이 아닌 사회적 질병에 가깝다.

학생들의 도박 중독은 어느 한 지역이나 특정 청소년에 국한된 것은 아니며 누구나 도박 중독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사건에 연루된 청소년들을 나무라고 꾸짖기만 할 게 아니라 어른들의 인식변화가 있어야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다가갈 수 있다. 학부모와 교육당국은 물론 지자체까지 모두 힘을 모아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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