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지사가 취임 한 후 도민 최대 관심은 아무래도 도청의 인사인 것 같다. 왜 인사가 그렇게 관심인가? 신임 도지사의 고유권한인 인사가 도민들의 지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하나는 전임 도정의 인사의 ‘부조리’ 때문이다. 인사 부조리라고 하면 ‘대한민국 인사 국장 출신’인 전임자는 화를 낼지 모르지만 지난 6년 동안 도의 인사는 선거의 논상행상, 철저한 편가르기에 의한 자기편의 영달, 상대후보 측 공무원 죽이기로 점철돼 있다. 적과 동지를 철저하게 구분했다는 얘기다. 이런 적폐를 청산하자는 것이 김태환 지사 탄생의 기본적 에너지였다고 생각한다.

지난 6년 동안 부당하게 인사 처리돼 온 도청의 이른바 ‘언저리 공무원’들 중 일부는 이번 선거에서 진철훈 후보의 당선에 기대를 걸었었다. 진 후보의 참신성이야말로 인사에도 이어져 “전비(前非)가 드러나고 재단될 것”으로 한가닥 소망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마음 속 한구석에는 김태환 지사가 되더라도 인사의 부조리가 광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있었을 것이다. 김 지사가 한나라당 후보로 도지사 출마를 하기 전 까지는, 사고, 철학, 소신의 면에서 김 지사를 전임자와 같은 카테고리로 분류됐던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김 지사는 당선 제일성으로 공정인사를 약속했다. 신임 지사가 유독 공정인사를 강조한 배경에는 지금까지 인사가 공정치 못했다는 인식의 역설적 표현이면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것을 바로 잡지 않고서는 김 지사의 도정 수행이 원활치 못하겠다는 전망이 녹아 있다.

인사는 사람을 막연히 어디에 갖다 놓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인사를 통해 조직의 동력을 가동시키고 도정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데 인사의 궁극적 목적은 있다. 공정인사는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김 지사의 공정인사 천명은 6년의 인사 부조리를 바로 잡는데서 시작돼야 한다. 6년 동안 도정을 분열시키고 도정을 사집단화 하고 농단한 무리들이 자기편 갈라먹기 식 편 가르기 인사로 요직을 차지해 있다. 이 부조리한 인사관행을 척결하지 않고서는 김 지사의 인사정책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단언컨대 도정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도청 누구나가 ‘대체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인사의 시발점은 ‘지금까지 밑졌던 공무원에게 본전을 뽑게 해주는 인사’여야 한다. 비록 상대후보의 편에 섰다고 지사에게 보고 된 공무원일지라도 지난 6년 도인사에서 ‘배제되고 왕따된 공무원’이라면 과감히 기용하는 것이야말로 6년 ‘인사실정’을 바로 잡는 일이다. 이것은 김 지사가 ‘성공한 도지사’로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탄탄대로를 내는 일이기도 하다.

김 지사가 인사에서 경계해야 할 일은 ‘그 밥에 그 나물’식 구태를 연출하려 하는 무리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일이다. 김 지사에게 앞으로 2년 후 재출마를 운운하면서 “무리한 인사를 해서는 안된다”며 같지 않는 충고를 던지며 접근하는 무리들이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이것에 현혹돼서는 안된다. 이것은 다시 편 가르기 인사를 하도록 하는 지침과 같다. 김 지사가 만일 이런 무리들의 소리에 현혹돼 인사를 할 경우 김 지사의 재임 2년은 선거운동 밖에 아무것도 하는 것이 없을 것이다.

김 지사의 성공은 지금까지 6년 동안 실정에 대한 검증과 개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것은 도정의 일을 위해서 일의 성공을 위한 오직 외길이다. ‘되는 것이 있는’ 도정을 이끌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부조리한 인사 관행을 과감히 털고 일어서는 일이 제일로 중요하다. 이것이 김 지사가 강조해 마지않는 공정인사의 충분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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