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외국인 투자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개원 여부와 관련한 ‘숙의형 공론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3일 열린 200명의 배심원단 회의는 사실상 이번 공론조사의 마지막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놓고 찬반 양측 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포문을 연 것은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다. 운동본부는 2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리병원은 잘못된 정책”이라며 “이번 배심원회의를 통해 더 이상 잘못된 실험이 종결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특히 운동본부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녹지국제병원 개원 연기 등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것과 관련 “도민을 위한 공기업이 아닌, 녹지그룹의 충실한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일부 JDC 고위 임원이 공론조사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7월말 서울에 출장까지 가면서 공론조사 위원과 면담하고, 9월 중순에도 공론조사 관련 인터뷰 명목으로 부산 출장을 다녀온 문서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JDC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비상대책위를 구성한 것은 맞지만 이는 녹지국제병원 전담 대응을 위한 위원회가 아니라, 휴양형주거단지 등 JDC가 당면한 여러 사항에 대해 논의하는 내부 협의기구”라는 것. 또 출장 건에 대해서도 제주도와 공론조사위원회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운동본부가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않고 JDC를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몰아붙였다고 반박했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터이지만, 예부터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을 고쳐쓰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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