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0대 구속…초등생 등 4명 “짐 드는데 도와달라” 유인 감금·폭행

지난 6월에도 학교서 납치 미수사건…학부모 불안감 ‘안전대책’ 시급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등 어린이 4명을 납치해 나뭇가지로 때린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8일 미성년자 약취유인과 아동복지법상 신체적학대 등의 혐의로 장모(44)씨를 구속,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제주지방법원 임대호 부장판사는 이날 장씨에 대해 영장실질 심사를 벌인 끝에 사안의 중대성과 도주우려가 있다고 판단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6일 낮 12시20분경 서귀포시 모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놀고 있던 유치원생 1명과 초등학생 3명에게 “무거운 짐 드는 것을 도와달라”고 접근해 차량에 태워 납치했다.

아이들을 중산간 인적이 드문 곳으로 납치한 장씨는 “부모님 말씀 안 들은 횟수만큼 때리겠다”며 나뭇가지로 엉덩이를 수십차례 때렸다.

이후 장씨는 오후 5시20분경 아이들을 집 인근에 내려준 뒤 달아났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주변 CCTV 등을 토대로 장씨의 도주 경로를 추적해 밤 9시20분경 제주시에서 체포했다.

특수절도 등 전과 13범인 장씨는 지난 5월 타 지역에서 제주로 이도해 주유소에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왜 납치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범행 동기를 함구하고 있다.

경찰은 구속된 장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이날 기획조정회의에서 유인됐다 돌아온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의 심리 안정을 지원하고, 경찰 등 유관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재발 방지에 주력할 것을 당부했다.

초등학생의 납치 사건이 잇따르자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지난 6월 12일 제주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스님으로 보이는 남성이 남학생에게 다가가 자신의 차량에 오르도록 했지만, 남학생의 누나가 동생을 제지하며 학교 교사에게 도움을 청해 미수에 그쳤다.

당시 남매의 부모는 학교 인근에서 이 남성을 발견해 경찰서 동행을 요구했지만 거부하며 사라졌다. 이에 해당 학교는 경찰에 신고하고 학부모들에게 납치 주의를 당부하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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