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어린이 납치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학부모들을 매우 불안케 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장모(44)씨를 미성년자 약취유인과 아동복지법상 신체적학대 등의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6일 낮 12시20분경 서귀포시 모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놀고 있던 유치원생 1명과 초등학생 3명에게 “무거운 짐 드는 것을 도와 달라”는 구실로 접근한 후 아이들을 차량에 태워 납치했다.

아이들을 중산간 인적이 드문 곳으로 데려간 범인은 “부모님 말씀 안 들은 횟수만큼 때리겠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나뭇가지로 아이들의 엉덩이를 수십여 차례 때린 것으로 나타났다. 생전 보지도 못했던 사람에게 납치되어 매질까지 당한 아이들의 충격이 매우 컸을 것임은 쉽게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이후 장씨는 5시간이 흐른 이날 오후 5시20분경 아이들을 집 인근에 내려준 뒤 달아났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주변 CCTV 등을 토대로 도주 경로를 추적한 끝에 밤 9시 20분경 제주시에서 장씨를 체포했다.

경찰조사 결과 장씨는 특수절도 등 전과 13범으로, 올해 5월 타 지역에서 제주로 내려와 모 주유소에서 일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들이 무사히 귀가했기에망정이지, 범인이 나쁜 마음을 품었다면 실로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장씨는 경찰조사에서 “자신이 왜 아이들을 납치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횡설수설하며 범행 동기를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납치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6월에도 제주시내 모 초등학교 앞에서 스님 행세를 한 남성이 남자어린이에게 다가가 차량에 오르도록 했지만, 누나가 동생을 제지하고 학교 교사에게 도움을 청해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초등학생 납치사건이 잇따르자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이는 제주지역 역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로부터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단순한 계도나 납치 주의를 당부하는 문자 메시지 발송으로 이런 범죄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교육청과 경찰 등 유관기관을 비롯 학교와 학부모 등이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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