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017년 두번의 사고 이·착륙지점서 발생…관제 장비 오류도

제주국제공항 관제탑 기둥이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활주로 주요지점 감시를 방해하면서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제주공항 관제탑 기둥이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메인 활주로-주요 유도로’와 ‘메인 활주로-보조활주로’ 교차지점의 육안감시를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이 같은 문제로 항공기의 활주로 침범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해군 대잠초계기가 점검을 위해 메인 활주로를 횡단하던 중 민간 항공기에 이륙 허가를 내려 충돌 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났다.

이에 앞서 지난 2013년 9월에는 항공기가 활주로 중간에서 이륙하던 중 관제사가 착륙 허가를 내리는 바람에 두 비행기가 충돌 직전 상황까지 갔지만 착륙하던 비행기가 회피 비행을 하면서 상황을 모면하기도 했다.

두 사고 모두 시야를 가리는 지점에서 발생했고, 내구연한이 경과된 지상 레이더도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공항 관제장비에 대한 기술점검 결과, 7개 항목의 오류도 확인됐다.

항공기 이동을 감시하는 레이더 관제장비와 관제시설간 통신 통제 기능을 하는 음성통신 제어장치는 내구연한이 초과된 상태로 관제통신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내년 6월 내구연한이 도래하는 주파수 통신장비(관제사와 항공기 기장간 교신)도 관제 중 혼선과 잡음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아가 이들 장비 중 일부는 이미 부품이 단종돼 부품을 교체하거나 수리할 수도 없는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2022년 관제탑 신축을 목표로 내년도 국비 예산 212억원을 요청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시급성이 떨어진다며 편성을 거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제동 건물 신축비용을 기획재정부가 부담하면, 관제장비 구축비용 338억원은 한국공항공사가 부담하는 방안이었다.

박 의원은 “제주공항은 하루 평균 458편의 항공기와 8만 1108명의 승객이 이용한다”며 “이미 대형 사고의 전조가 일어난 만큼, 하루 빨리 관제탑을 신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제주공항의 지난해 출·도착 항공편은 16만7280편, 이용객은 2960만명으로 인천국제공항에 이어 두 번째로 운항편수 및 이용객이 많은 공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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