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가을철 비가 자주 내릴 때는 감귤원이나 시설하우스 내 습도가 높아 달팽이 피해가 많이 나타난다.

달팽이는 배추, 상추 등 채소류는 물론 감귤에도 피해를 주는 해충으로 환경 적응성이 강하고 잡식성으로 방제가 매우 어렵다. 낮 동안에는 주로 토양 속에서 서식하고 밤에 활발한 활동을 하는 야행성으로 대부분 낮 동안에 이루어지는 약제 살포로는 방제가 어려워 농작물 피해가 큰 해충 중 하나이다.

그래서 제주도농업기술원에서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2년에 걸쳐 달팽이 피해를 방제하기 위해 시판되는 유인살충제의 살충효과를 분석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인트랩 기술개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방제가 어려운 달팽이가 맥주의 향을 매우 좋아해서 외국에서는 유기농 재배농가 및 가든에서 맥주를 달팽이 유인제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먼저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1.5리터 사각 페트병을 밑에서 10cm되는 부분부터 기둥부분을 제외하고 크게 잘라내어 달팽이 출입문을 만든다. 만들어진 통 안에 먹다 남은 맥주를 200cc 정도 넣고 커피박 한줌(커피가루도 가능)이나 담배 1/2개피의 연초 부분을 넣어 유인제를 만든다. 해질 무렵 2m 간격으로 10cm 정도 흙을 파서 페트병을 묻어 달팽이가 잘 들어갈 수 있도록 설치하면 달팽이 피해를 68% 이상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인제의 살충제 역할을 하는 커피박의 주성분인 폴리페놀은 달팽이의 몸을 녹이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상추 등 엽채류 재배농가에서는 주변 카페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커피찌꺼기를 하우스 가장자리에 뿌려주면 트랩 설치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질소, 인산, 칼륨 등을 함유한 유기물 재료로 식물생육에 필요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농림부산물의 재활용 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매우 높다. 생활쓰레기로 배출 폐기되어 자연환경을 오염시키는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이처럼 커피박 등 주변의 다양한 농림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농자재 활용 확대가 농업경영비를 절감시켜 농업경쟁력 강화시키고 청정제주의 농산물 브랜드 가치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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