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출신의 고(故) 맥그린치 신부가 제주도 주민들을 위해 설립한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가 제30회 아산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11일 아산상 수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아산상은 1989년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했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이나 단체를 발굴하고 격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는 제주도 농촌 지역 주민의 자립과 복지를 위해 목장과 방직공장, 사료공장 등을 세워 얻은 이익으로 복지의원과 노인요양원, 어린이집, 청소년 수련시설과 같은 복지사업을 운영하며 수익과 복지사업의 선순환을 이룬 공로를 인정받았다.

설립자인 맥그린치 신부는 1954년 26세 나이로 제주도에 부임한 이후 제주도민들의 자립을 돕고 근대 목축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아일랜드 고국에서 보낸 새끼 밴 암퇘지 한 마리를 제주도에 끌고 와 나눠준 게 목장 설립의 계기가 됐다.

1970년에는 성이시돌의원 설립해 제주 지역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무료 진료를 해왔다. 2002년에는 제주도 최초의 호스피스 의원으로 전환해 시한부 암 환자들에 무료 입원 진료를 시행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선종한 맥그린치 신부를 이어 2010년부터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마이클 리어던 조셉(64) 신부 역시 아일랜드 출신이다. 그는 수의사로 봉사하기 위해 1978년 제주에 왔다가 맥그린치 신부를 만난 뒤 아일랜드로 귀국해 신학교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2004년 제주도로 부임했다.

마이클 리어던 조셉 이사장은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는 전쟁 후 황폐해진 제주도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맥그린치 신부의 뜻을 이어 제주도민들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봉사하고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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