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20대 초반인 1990년대 후반에 가장 인기있는 그룹은 HOT였다. 이 그룹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지금의 방탄소년단 정도 아닐까 싶다. 갑자기 HOT그룹 얘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과거 서귀포칠십리축제 거리퍼레이드에 그 유명한 HOT그룹 맴버들이 특이한 복장을 하고 맨 선두에 나왔던 기억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 날 연예인을 보겠다고 몰려든 학생들과, 거리퍼레이드 참가자로 서귀포시내 일원은 정말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그 당시에도 서귀포칠십리축제 거리행렬은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서귀포시민의 축제나 다름없었다. 길거리에는 거리행렬을 보겠다고 인파로 가득 찼고, 행렬을 더 잘 보겠다고 높은 건물위로 올라가서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2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서귀포칠십리축제’ 거리행렬은 주민들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 각 마을의 고유한 전통문화, 자랑거리를 관광객들에게 펼쳐놓고 서귀포의 진정한 맛과 멋을 알리는 우리의 소중한 축제임에 틀림없다.

올해도 서귀포시민의 축제인 ‘서귀포십리축제’가 오는 19~21일 자구리공원에서 ‘잔치햄수다’라는 주제로 개최될 예정이다. ‘잔치햄수다’는 제주만이 가진 독특한 결혼 풍습을 뜻하기도 하고 축제의 우리말인 잔치를 의미하기도 한다.

제주의 결혼 풍습은 결혼식 이틀 전 전치에 쓸 돼지를 잡는 날인 ‘도새기 잡는 날’로 시작한다. 결혼 하루 전날인 ‘가문잔치’날은 하객들을 불러 대접하는 날이다. 결혼식 당일은 ‘흰 잔치’날이라 하여 온 마을을 들썩이게 한 3일간의 잔치를 마무리하는 날을 의미한다.

칠십리축제의 상징이자 자랑거리인 ‘거리페레이드’는 19일 오후 4시30분부터 17개 읍면동민 2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천지동주민센터 교차로에서 출발해 자구리 주행사장까지 약 1.4㎞구간에서 대규모로 펼쳐지게 된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거리페레이드에 17개 읍면동에서 직접 제작한 마을 고유의 대형 조형 상징물과 소품을 가지고 나와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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