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을 자랑하던 제주바다가 각종 쓰레기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여름철 대량 발생하는 파래를 비롯해 육지부, 심지어 해외에서 밀려오는 해양쓰레기로 인해 제주관광 이미지마저 실추될 정도다.

이에 제주도가 지난해부터 해양환경미화원 제도를 운영하며 문제가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아직 역부족인 상태다. 예산문제로 인력이 한정돼 있어 수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본지 기자가 지난 19일 조천읍 해양환경미화원 5명과 동행 취재한 결과 이런 문제점들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환경미화원들은 북촌에서 신촌까지 25㎞ 구간의 해안가를 돌며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수거된 쓰레기는 대부분 스티로폼과 여러 종류의 나무, 비닐과 폐그물 등이었다.

동료들과 함께 수거에 나섰던 60대 환경미화원은 “주 5일 해안가를 순회하며 쓰레기를 줍고 있는데 그 발생량이 엄청나 매일 1t 트럭에 2~3번 가량 쓰레기를 싣고 있다”며 “그런데도 돌아서면 쓰레기가 또 있다. 한번 물이 들어올 때마다 쓰레기도 같이 밀려온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것은 쓰레기 양에서도 잘 드러난다. 조천읍의 경우 지난해 281t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했으나, 올해는 9월말 현재 수거한 쓰레기가 벌써 476t에 달한다.

환경미화원들은 바다에 밀려오는 쓰레기도 문제지만, 관광객과 낚시꾼들이 버리는 쓰레기도 결코 만만치 않다고 했다. 도민 스스로가 성숙한 주인의식을 가져야 깨끗한 바다를 지킬 수 있고 제주의 미래도 가능하다는 말 속엔, 지금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답이 함축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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