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의원들 강력범죄 발생률 1위 등 집중 추궁
“치안 수요 늘지만 정책 못따라가…개선안 필요”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제주지방경찰청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전국 1위의 5대 강력범죄 발생률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외국인 범죄 역시 급증하고 있지만, 경찰 인력 증원과 치안정책이 따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인력 부족이 업무 가중으로 이어지다 보니 제주 경찰의 건강 악화와 직무 만족도에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민생 치안을 위한 인력과 조직 확충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경찰 치안정책연구소가 올해 1월 발간한 ‘2018년 치안 전망’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제주도내 10만 명 당 범죄 건수는 5455건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위인 강원도의 3792건 보다 1600건 이상 많다.

제주도내 10만 명 당 범죄 건수는 △2012년 4502건 △2013년 5258건 △2014년 5146건 △2015년 5416건 △2016년 5455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살인, 강도와 같은 강력범죄 역시 1만 명 당 발생건수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불법 체류자와 외국인 범죄 급증도 도마위에 올랐다. 2013년도에 11명에 불과했던 불법체류자 범죄가 지난해에는 67건으로 6배가 증가했다. 전체 외국인 피의자는 2015년 393명에서 2016년 649명, 2017년도 644명, 올해 상반기에는 29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구 1만 명, 10만 명 당 범죄발생 건수는 제주도 내 거주 인구만을 반영한 결과로, 15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주승용 의원(바른미래당, 전남 여수 을)은 “제주는 지역인구에 비해 외부 유동인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월등히 높은 범죄발생 비율을 보이고 있다. 치안 서비스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주 의원은 “관광객과 더불어 제주도 인구증가율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2.6%로 전국평균(1.6%)의 7배 이상으로, 제주의 급성장으로 치안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경찰증원 등 치안정책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송언석 의원(자유한국당, 김천시)은 “불법 체류자와 외국인이 빠르게 증가하고 이에 따른 범죄도 크게 늘었지만, 제주도경의 대책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제주경찰이 외국인 밀집지역에 특별 형사활동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제주도 전체가 외국인 밀집지역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활동이 쉽지 않다. 월 2회 흉기 소지자 단속을 하겠다고 했지만, 단속 실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강창일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갑)은 “제주 하루 관광객 유동인구는 4만명이다. 관광객은 5배의 경비를 필요로 한다. 인구 70만명이 아닌, 100만명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떡 주지 않는다. 청장이 직접 움직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상철 제주지방경찰청장은 “이런 문제에 대해 도민들에게 송구스럽고 큰 책임감을 느낀다. 원인은 인구와 관광객 급증이다. 경찰 인력도 증가했지만 치안 수요가 훨씬 크다. 지역 경찰 1인당 치안 담당이 전국 1위다. 지금껏 노력했지만 경력을 더 확충하도록 본청과 협의를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외국인 범죄와 관련해서는 “(무사증 제도에 따른 불법체류자 증가와 난민 등) 제주만의 복잡하고 어려운 사정이 있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 제주 경찰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달라”고 말했다.

김영우 의원(자유한국당, 경기 포천시 가평군)은 “유동인구가 많고 난민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경찰이 아무리 노력해도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중앙정부가 소홀한 것 같은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광주시 갑)은 “경찰의 건강 악화가 직무만족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결국 경찰 조직 전체의 임무수행 능력이 하락시키는 것은 과학적 증명 없이도 알 수 있는 상식”이라며 “매일 현장에서 민생치안을 위해 고생하는 제주 경찰의 건강한 상태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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