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Ramsar)협약은 자연자원과 서식지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에 관한 최초의 국제협약이다. 당초 물새 서식 습지대를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1971년 2월 이란의 람사르에서 채택됐고 1975년 12월 발효됐다.

우리나라는 1997년 101번째로 이 협약에 가입했다. 강원도 인제군의 대암산 용늪을 필두로 경남 창녕 우포늪, 전남 장도 습지와 순천만, 제주 물영아리 및 물장오리오름 습지 등 모두 19곳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어 있다.

이런 가운데 선흘곶자왈 및 동백동산 습지를 품고 있는 제주시 조천읍지역이 세계 최초의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되는 쾌거를 이뤘다.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13차 람사르 당사국총회는 조천읍을 비롯해 전남 순천시와 경남 창녕군, 강원도 인제군을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했다. 한 지역 전체를 ‘습지 도시’로 인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시는 그동안 지역주민과 환경전문가 및 환경단체, 행정이 참여하는 지역관리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민·관 역할분담을 통해 ‘람사르습지 도시’ 인증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이와 함께 환경부와 제주도 역시 습지센터와 생태에코촌 건립사업을 추진하는 등 큰 공을 들였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번 인증을 계기로 조천읍이 세계적인 ‘람사르습지 도시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며 “지속가능한 보전책임과 습지의 현명한 이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지역주민과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람사르’는 국제사회에서 인지도와 신뢰도가 매우 높은 브랜드다. 때문에 지역 친환경농산물이나 생산품 판촉, 생태관광활성화 등과 관련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을 받으면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람사르’ 브랜드를 6년간 사용할 수 있으며, 재인증 여부에 따라 연장 또한 가능하다.

따라서 제주시와 조천읍은 이번 ‘람사르습지 도시’ 인증에 만족하지 말고 곶자왈·습지 등의 관리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은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호하는 동시에 생태관광 등을 통해 지역주민 소득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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