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선중 교사·학생 등지난 27일 바다정화활동
“치우고 나니 감회 남달라…기회되면 또 참여”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동요 ‘섬집아기’ 가사 속에서 엄마는 섬그늘에 굴을 따러 가고 아기는 집에 혼자 남아 엄마를 그리워한다. 하지만 그런 엄마를 대신했던 것이 있다. 바로 ‘바다’가 들려주는 자장노래. 

바다는 자주 엄마에 비유되곤 한다.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고 안식처를 제공하지만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쩌면 바다는 우리들의 엄마와 닮았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종종 ‘만만한’ 엄마에게 가시 돋친 말을 내뱉듯 바다에게도 돌이킬 수 없을지 모르는 상처를 준다. 잊을만하면 일어나는 기름 유출 사고,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해양쓰레기 문제 등이 그것이다.

 

이에 제주매일과 표선중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지난 토요일 그런 바다에게 사과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매일이 주최하는 ‘2018 제주바다환경정화체험 행사’가 27일 표선중학교 인근 해변에서 실시됐다. 제주바다의 환경 실태를 몸소 체험하고 바다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깨닫기 위해 마련된 본 행사는 표선중학교 학생들을 포함한 45명의 참여 아래 이뤄졌다.

이날 아이들은 해안가 곳곳에 흩어져 있는 쓰레기들을 포대에 채우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수영을 하기 위해 자주 이곳에 방문한다는 송현준(표선중·3학년)군은 평소에도 해변에 쓰레기가 많이 있냐는 질문에 “해안가에 쓰레기가 있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강영인(3학년)양도 “가끔 수영하러 가는데 버려진 비닐, 신발 등을 자주 발견한다. 더럽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시간가량의 정화활동이 끝나자 아이들이 수거한 비닐, 유리, 스티로폼 조각 등으로 가득 찬 포대 30여 개가 작은 산을 이뤘다. “저는 세 포대나 채웠어요!”하고 한 남학생은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행사에 참여한 소감을 묻자 서영우(3학년)양은 “공공장소이고 바다를 구경하러 사람들이 많이 오는 장소인데 쓰레기가 너무 많다”며 “쓰레기를 치워주는 단체 등 지자체의 지원이 없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한도훈(3학년)군은 “휴지 등 일반쓰레기들이 많았다”며 평소에는 주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주변에 휴지통도 없고, 그렇다고 주운 쓰레기를 들고 다니기도 번거로워 대개 그냥 지나친다. 눈으로만 보던 쓰레기를 직접 치워보니 감회가 남달랐다”고 밝혔다.

손유노(3학년)군은 “가끔 해안가에 놀러 가면 생수병이나 라면봉지 등 음식 포장 쓰레기들을 많이 발견한다”며 “치우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길 때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행사가 있으면 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행사 내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힘쓴 최범석 교사는 “제주에서 살게 된 지 오래되지 않아 제주바다 환경의 실태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라고 이야기하면서도 용두암 인근 해변에 방문했던 경험을 떠올리면서 “관광객들이 많아지면서 제주 바다가 훼손돼 가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이어 “앞으로 동일한 행사가 있다면 아이들과 함께 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매일은 지난 8월부터 바다환경정화체험 행사를 종료한 후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글짓기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