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지킴이 활동현장을 가다 대정읍 <3>
“폐기물 해양 투기 제 얼굴에 침 뱉는 격
바다 내 집처럼 생각해야…단속 절실”

한쪽에서는 제주의 미래비전의 핵심가치인 청정바다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나만 편하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로 마구 쓰레기를 버리고 있어 시민 의식이 실종됐다는 평가다.

본지는 지난 26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가에 위치한 임시 쓰레기 야적장을 찾았다.

보통 제주의 해안가에서 수거되는 해양 쓰레기는 스티로폼과 폐목재, 폐그물 등이지만, 대정읍에서는 차광막, 폐비닐, 농약 병, 농약 호수, 농약 통 등도 눈에 띄었다.

대정읍 해양 환경지킴이를 이끌고 있는 김영삼 팀장(68)은 “농사를 하는 사람들이 차광막과 농약 병 등을 내창에 버린다. 비가 오면 해안가로 떠내려 오는데 이 쓰레기양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이어 “해안가로 떠내려 오기 때문에 수거하고 있지만, 생활 쓰레기가 많아 우리 힘으로 벅차다. 컨테이너 박스 등도 음침한 풀밭에 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우리 마을이 깨끗해지기 위해 매번 노력하고 있지만, 이 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니 힘이 빠질 때도 있다. 마을 사람들이 바다를 내 집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해선 안 된다.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촌 마을이다 보니 ‘클린하우스 제도’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비닐봉지에 담아 해안가에 버리는 경우도 많고 이를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행정에 신고할까 생각도 했지만, 마음이 약해 그러진 못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모슬포 항에도 선박에서 버리는 쓰레기양이 엄청나다. 분리수거도 제대로 안 돼 있다. 조만간 모슬포 방어축제가 진행되기 때문에 깨끗하게 치워지겠지만, 이런 게 지속돼선 안 된다. 행정의 과감한 단속과 계도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정읍 해양 환경지킴이는 10명으로 대정 한경부터 안덕 해안 경계선까지 35km 구간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10t, 올해 10월 중순까지 102t의 해양쓰레기 수거 실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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