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라 제주면세점(시내면세점)이 매장 면적을 대폭 확장키로 하자 지역 상공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가뜩이나 움츠러든 지역상권의 어려움은 외면한 채 자기들의 잇속만 챙기려 한다는 것이다. 그 저변엔 대폭 확장된 시내면세점이 중국인 관광객들을 무차별적으로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관세청 특허심의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신청한 제주시내 면세사업장 확장 건을 통과시켰다고 한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롯데시티호텔제주) 사업장은 기존 6600㎡에서 1500㎡가 늘어난 8100㎡로, 신라면세점은 6600㎡에서 7300㎡로 대폭 확장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 측은 1층 로비를 면세점 매장으로, 3층 연회장은 면세점 매장과 고객 및 직원 라운지 등으로 활용키로 했다. 또 4층에는 제주특산품 홍보관을 확장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상공인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롯데 측은 확장 면적 가운데 약 30% 규모만 실질적인 매장으로 사용할 것이란 주장을 펴고 있다.

신라면세점 제주점도 매장 면적 확대에 따라 식음료와 잡화 등을 판매하는 4층 일부를 면세사업 구역으로 확장키로 했다. 최근 크게 늘어난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매장이 확장되면 품목 또한 늘게 되어 주변 상권과 겹칠 수밖에 없다. 지역상권이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 도내 상공인들은 “면세점은 사드 여파에도 중국 보따리상들이 새벽 시간부터 줄을 서서 오픈시간을 기다리는 등 전혀 손해를 보지 않았다”며 “정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지역 소상공인들이다. 그런데 일언반구도 없이 매장까지 크게 확장해 중국인 관광객을 무차별 흡수하면 우리는 어쩌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기업의 잇속 앞에 상생(相生)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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