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개편 1년 이용객 증가 등 성과

준공영제 재정지원 막대 절감 최선

 

사람은 편리를 추구한다. 그 편리는 대부분 시간과 공간을 단축하기 위한 것으로 현대에는 자동차가 이의 실현에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자동차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교통체증, 주차장 부족, 환경오염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올해 9월말 현재 제주 등록차량은 54만2000대. 역외차량 15만9000대를 빼면 도내에서는 38만3000대가 운행 중이다. 이 가운데 자가용자동차가 88%를 차지한다.

지난 5년 동안 도내 인구는 8만 명 늘어난데 반해 운행차량은 10만대(연평균 2만대)가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9월까지 한 달 평균 1500대씩 1만3000여 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도내 자동차 증가율이 2015년 9.4%로 정점을 찍은 후 2016년 8.0%, 2017년 5.3%, 올해 3.2%로 감소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한국은행 제주본부 지역경제보고서(2016·6월)에 의하면 교통정체로 인한 교통혼잡비용이 2016년에 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도 교통정보센터 데이터(2017.3월)로 분석한 오전첨두시 통행속도는 도령로(노형오거리∼신광사거리)와 중앙로(남문사거리∼8호광장)의 경우 서울보다 더 정체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도로 확장 및 신설, 주차장 건설 등 공급정책도 필요하지만 늘어나는 차량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국내외 선진도시들은 차 없는 거리 조성, 차량 도심 진입금지, 보행자 전용도로 및 대중교통 전용지구 지정, 도심통행료 부과, 자동차 취득세 중과 및 총량 관리 등 차량 보유 및 운행 억제 시책을 시행하고 있다.

제주도 교통정책의 근본 방향도 차량증가 억제를 통해 쾌적한 교통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제주도는 그 일환으로 우선 지난해 8월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해 시행하고 있다. 개편시행 1년 분석 결과 감소세였던 버스이용객 수는 1일 평균 17만여 명으로 11.4% 증가했다. 교통카드 이용률도 종전 66%에서 83%로 확대됐고, 국토교통부 조사결과 대중교통 이용객 만족도는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등의 성과를 보였다. 특히 버스 노선이 다양화되고, 1일 운행횟수도 48.6% 증가하면서 버스 대기시간 감소, 정류장간 통행시간도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중앙차로제 구간 버스정류장에서 승차한 이용객은 월평균 26만명에서 33만3000명으로 28% 증가, 일정 부분 자가용에서 대중교통 이용으로 전환된 것으로 평가됐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후 10개월간 분석 결과 도민들의 교통비 경감 효과는 도 전역 시내버스요금 단일화 129억원, 무료환승 56억원, 교통복지카드 88억원 등 총 29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준공영제 운영에 과도한 재정 투입이 예상된다. 올해의 경우 버스의 총운송원가는 1441억원 정도 드는데 비해 운송수입은 476억원으로 재정지원액은 965억원 정도로 전망된다. 이는 버스 증차, 운전자 증원 등에 따라 운송원가가 대폭 늘어나지만 시내외버스 요금 단일화, 교통복지카드 도입, 무료환승 확대 등에 따라 운송수입은 기존보다도 감소한데 기인한다.

이에 띠라 대중교통 운송 비용은 줄이고 수입은 늘리는 것이 당면 과제가 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운송원가의 철저한 검증과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을 통해 재정지원 규모를 줄여나가는데 혼신의 노력을 할 방침이다.

교통문제는 정책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지속 가능한 제주를 위해 ‘나 하나 보다는 우리’라는 공동체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생활여건상 자가용이 꼭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출퇴근 시에만 나홀로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면 버스를 한 번 타 보면 어떨까?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에 대한 도민들의 이해와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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