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미국 헐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을 폭로하면서 시작된 ‘해시태그 운동’은 삽시간에 전 세계로 번졌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이 운동은 한국의 교단과 예술계는 물론 정치권과 연예계, 심지어 법조계까지 쓰나미처럼 휩쓸며 우리 사회에 성폭력이 얼마나 일상적으로 자행돼왔는지를 새삼 깨닫게 했다.

이런 점에서 2018년은 ‘성 평등’과 관련한 사회 고발과 대응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한 해였다. 이와 함께 2018년은 낙태죄도 큰 화두로 떠올랐다. 때문에 생명보호라는 대원칙과 행위의 책임을 여성에게만 씌운다는 현실적 문제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 등이 던져졌다. 최근 발생한 서울 강서구의 ‘전처 살인사건’도 다시 한 번 가정폭력 문제를 되새기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제주지역의 대표적 여성운동단체인 사단법인 제주여민회가 ‘제주여성, 페미니즘을 만나다’란 페미니즘 입문강의를 개설해 큰 주목을 끌고 있다. 이달 7일부터 28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진행될 입문강의는, 여성과 남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표방하는 사회운동인 페미니즘에 대한 보다 폭넓고 깊은 시각을 제공해줄 것으로 보인다.

매주 수요일 제주여민회 교육실에서 진행될 입문강의 제1강은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와 ‘왜 페미니즘인가’를 주제로 현 한국사회의 페미니즘 지형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이다. 2강은 ‘강인한 제주여성 이미지의 역설’(김영순 제주여민회 공동대표)이며, 3강은 ‘제주지역 여성운동과 페미니즘’을 주제로 이경선 제주여민회 상임대표가 강사로 나선다.

또 마지막 순서인 4강은 남은주 대구여성회 상임대표가 ‘그럼에도 페미니즘’을 주제로, 우리가 페미니즘을 외쳐야만 하는 이유와 일상 속에서 페미니즘을 녹여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이번 입문강의가 페미니즘에 대한 새로운 식견을 제공하고,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한 ‘커다란 울림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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