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감귤이 8년 만에 북한에 갔다.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지난 11일과 12일 제주 감귤 200t이 북측에 전해졌다. 이 감귤은 10㎏들이 상자 2만개에 담겨 이틀에 걸쳐 군 수송기로 제주공항에서 평양 순안공항으로 운반됐다.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때 북측이 송이버섯 2t을 선물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답례를 한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귤은 북한 주민들이 평소 맛보기 어려운 남쪽 과일이며 지금이 제철이라는 점을 고려해 선정했다”며 “대량으로 보내 되도록 많은 북한 주민들이 맛보게 하고자 하는 마음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제주 감귤은 과거 대북 교류의 상징적 품목이었다. 제주도는 남북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1999년부터 감귤 보내기 사업을 추진했다. 천안함 피격 사건에 우리 정부의 5·24 대북 제재 조치로 중단된 2010년까지 제주 감귤 4만8328t이 북측에 공급됐다. 같은 기간 제주산 당근 1만8100t도 북한에 전달됐다.

제주 감귤이 다시 남북 평화와 교류의 메신저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제주도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 유력 방문지로 꼽히고 있다. 이런 기류 속에 제주도의 감귤 보내기 사업이 재개될 것인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1일 “감귤 보내기를 통해 남북교류협력의 각종 모범사례가 됐던 제주 감귤이 남북 평화와 농업교류에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제주도는 감귤 북한 보내기 사업을 비롯해 흑돼지 양돈 지원 사업, 제주~북한 평화 크루즈라인 개설, 남북한 교차관광, 한라산과 백두산 생태·환경보존 공동협력 등의 사업 추진을 구상하고 있다.

최근 남북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면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남북 평화를 확고히 하는 길에 지방자치단체도 힘을 보태야 한다. 제주는 ‘평화의 섬’을 지향하고 있다. 감귤 북한 보내기 등은 그 실천 의지이기도 하다. 이번 감귤 보내기가 제주도 대북 협력사업 활성화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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