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전 제주공항을 출발해 김포로 갈 예정이었던 아시아나 OZ8912편이 활주로를 향해 이동 중 30여분 만에 ‘램프리턴(Ramp return)’을 했다. 램프리턴은 항공기를 탑승 게이트에 되돌리는 것으로, 유압 계통 장비에서 이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해당 항공편에 몸을 실었던 승객 290명은 항공기에서 내려 장시간 대기하는 등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승객 불편이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항공기 정비 문제 등으로 지연과 결항 운항을 하는 것은 근래 들어서도 다반사가 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제주공항에서 운항한 국내선 항공기 편수는 12만7735편이다. 이 가운데 2만2428편이 지연 운항함으로써 17.6%의 지연율을 기록하고 있다.

항공기 지연 운항은 국내선인 경우 예정 시각보다 30분 초과, 국제선은 1시간을 초과했을 때다. 작년 같은 기간 12만9660편이 운항하고 1만8587편이 지연 운항된 것을 감안하면, 운항편수가 줄었음에도 지연 편수는 오히려 크게 늘어난 셈이다.

지연운항 원인은 A/C접속(연결편) 문제가 2만1273편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정비 문제로 인한 지연 편수는 252편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9편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C접속과 정비에 따른 결항 또한 각각 231편과 55편으로 지난해에 비해 증가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본정비의 중요성은 100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며 “자주 제기되는 불편과 불안을 승객 몫으로만 돌릴 게 아니라, 인력과 장비를 대폭 확충해 안전성을 높이고 정시성도 확보하는 등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항공사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비 미흡 등의 문제로 발생하는 지연운항 등은 승객 불편은 물론 국제자유도시인 제주의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항공사들은 돈 벌기에만 혈안이 되기 이전에 안전운항이란 스스로의 책임부터 가다듬어야 한다. 관계 당국도 철저한 감독과 관리로 더 이상 승객들이 불안해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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