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한파(寒波)가 법원경매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최근 경매 물건이 급증한 것은 가계와 법인의 자금사정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법원경매전문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 제주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전체(토지·주거·상업시설 등) 경매 건수는 총 21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86건)과 전년 동월(81건)에 비해 2.6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토지 경매 건수(160건)는 전월과 지난해 10월 대비 무려 175%(102건)나 늘어났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소재 대지 및 목장용지 48건과 오라2동 소재 전(田) 13건이 진행건수가 대폭 증가한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지만, 시중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달 토지 경매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각각 38.1%, 83.3%를 기록했다.

토지뿐만 아니라 주거시설(30건)과 업무상업시설(21건) 경매도 전월과 전년 동월보다 크게 늘었다. 주거시설의 경우 낙찰률(53.3%)과 낙찰가율(86.1%)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업무상업시설은 각각 19.1%와 50.5%로 저조했다.

최근 들어 경매 물건이 급증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한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앞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가계와 법인 등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법원경매 물건이 더욱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가계 등의 부채는 자칫 지역경제를 옥죄는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 차제에 관련당국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요구된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