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관계없이 사용 편리성 구현
공공시설 시민편의 설계 반영 추세
일반건축물은 아직 미흡한 실정

신축건물 시설 적용시 용적률 완화 등
기존 건축물 증개축 때는 혜택 없어
보편적 디자인 활성화 제도보완 절실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란 취약대상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설계로서 '보편적인 디자인' 혹은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라고도 한다. 초창기엔 고령자나 장애인과 같이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이 생활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의 디자인 개발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다 차츰 연령과 성별, 국적, 장애의 유무 등과 같은 개인의 능력과 개성의 차이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 건축, 환경, 서비스 등을 구현하는 디자인으로 의미가 발전했다. 1990년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유니버설 디자인센터에서 근무한 건축가 로널드 메이스가 제창했다.

장애로 인해 휠체어를 타고 다닌 로널드 메이스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7가지 원칙을 제시하였다. 첫째 누구나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고, 둘째 사용하는 데 자유로우며, 셋째 사용법이 간단하여 쉽게 할 수 있으며, 넷째 필요한 정보를 곧바로 이해할 수 있고, 다섯째 무심코 실수나 위험에 빠지지 않는 디자인, 여섯째 무리한 자세를 취하는 일 없이 적은 힘으로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일곱째 취급하기 쉬운 공간과 크기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레버식 문손잡이나 발판을 낮춘 낮은 바닥형 버스, 보도의 높이와 버스 바닥의 높이가 일치하도록 만든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과 지상을 연결해 주는 엘리베이터 등이 대표적이다.

이때부터 많은 디자이너들이 나름대로의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해 의견을 내놓았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시행착오를 지금 이 순간에도 반복하고 있다. 배리어프리의 개념은 처음엔 디자이너들이 보통사람을 위한 물건이나 환경이 고령자, 장애자들에게 얼마나 적합하지 않은가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젠 보통사람을 위한 물건이나 환경이 보통의 성인남자들을 제외한 그 외의 모든 사람들에게 얼마나 불편한가를 밝히려하고 있다.

예전의 공공시설물을 설치할 경우에는 법규에 맞는지. 예산 범위안에 들어가는지, 민원 소지가 없는지를 고려하여 설계 우선순위로 결정했다. 그러다 보니 관리 및 책임자의 선호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사용자 편의성이 무시된 경향도 있었다. 최근 들어 정책결정과 시설물에 대하여 시민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면서 시민편의를 설계에 우선 반영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 하겠다. 우리나라의 공공디자인은 시설, 운영 등 모든 면에서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세련되고 훌륭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반면에 일반 건축물에서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은 아직 많이 미흡한 실정이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은 3층·4층의 협소한 계단을 장애우. 노인. 임산부. 어린이들도 이용해야만 할 영세한 의원, 도로와 높이차이가 많이 나는 1층에 위치한 경사로가 설치 안 된 약국 및 편의시설 등. 최근 TV방송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인기 탤런트의 휠체어를 타고 장애체험을 경험한 불편하고 위험한 도로 및 보도사례 등 열악한 환경에 놓인 많은 시설물군들을 우리사회 곳곳에서 너무나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공공시설물들은 그래도 유니버설 디자인과 녹색건축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공사하다 보니 공사비는 높으나 대체로 잘 설치되고 있으나, 일반건축물들의 신축공사는 낮은 공사비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기에는 다소 열악한 반유니버설 디자인으로 건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다행이 관련법령 개정으로 장애자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면 건폐율 및 용적률 등을 완화해주면서 조금씩 개선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기존 일반건축물의 보수 및 증개축시 경우에는 특별한 혜택에 대한 법적조항이 없어서 개선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사회 약자들인 다중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물군들은 유니버설 디자인개념을 적극적으로 적용하도록 법제화하고, 이러한 건축물들의 보수 및 증개축시에는 건물주들이 반듯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장애우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도록 사회적 여건을 만들어가야만 진정한 유니버설 디자인이 활성화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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