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공존 제주미래비전 실현의 핵심

관광객 포함 사회적 공감대 형성 절실

 

“제주는 과거 명성대로 전국 최고의 아름다운 섬이 아니라 더 이상 ‘제주다움’이 존재하지 않는 평범한 섬이 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왜 제주 환경이 이렇게 나빠져 가냐고 한탄한다. 어떤 분은 쓰레기와 하수가 넘쳐나는데, 제주가 무슨 세계환경수도를 외치냐고 한다. 사실이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굳이 통계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미 제주의 속내는 각종 쓰레기들로 오염되고 있으며, 무책임한 이기주의와 개발주의로 인해 제주환경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제주였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제주도민 뿐만 아니라, 관광객도 함께 제주의 이러한 현실을 인정해야만 한다. 또한 이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특히, 지금의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지금의 흐름대로 제주를 미래에 넘길 때는 더 크고 참혹한 현실을 맞이해야 된다는 점도 싫든 좋든 인정해야 한다.

제주도정의 환경실무 책임자로서 이 모두를 인정하고 반성한다. 다만, 그것은 제주의 미래를 위한 인정이고 반성이다. 비록, 지금은 과거의 제주가 아니지만, 미래는 지금의 모습이면 절대 안 되기 때문이다. 자연과 공존하면서 함께 한 반만년의 삶속에서 제주도민의 DNA에는 환경보전의 마인드가 내재되어 있다고 본다. 제주도민은 지난 몇 십년간의 아쉬운 결과물을 극복하고, 미래 환경을 더 확고히 만들어 갈 것이다. 지금의 현실 인정은 잘못에 대한 반성에 방점을 두기보다는 현실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미래 환경수도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 그리고 이를 이루기 위한 지속가능한 체계 구축과 책임 있는 희생이 담보된 환경실천에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제주 환경 미래를 위해 꼭 함께 추진해야 할 몇 가지를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우선, 제주의 환경자원총량을 어느 정도까지 유지해 가면서 제주의 성장을 이루어나가느냐 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를 모아야 한다. 제주를 사랑하는 모두는 천년 후의 제주가 지금 모습을 유지하기를 바랄 것이지만, 이를 위한 나의 책임과 희생에 대해서는 선뜻 합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제주의 환경자원을 보전하기 위해서 제주특별법을 통해 절·상대보전지역 지정관리, 생태계와 지하수 및 경관 등급관리를 해 왔다. 이는 그러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이제, 우리는 미래세대와 미래 제주를 위해서 환경자원총량제의 실행, 그리고 이로 인해 재산권의 제약 및 침해를 받는 도민들을 위한 지원을 위한 특별한 결단과 합의를 해야 한다.

또한 환경보전기여금의 도입에 대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공감대가 필요하다. 제주는 많은 관광객이 찾는 아름다운 섬이기에 관광객 또한 섬의 환경보전을 위해 책임 있는 행동을 도민과 함께 해야 할 때이다. 관광객은 도민과 마찬가지로 제주환경의 수혜자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훼손하는 원인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개발해온 모든 관광지를 합친 것보다 넓은 면적을 제주국립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제주 육지 면적의 20%와 기존의 해양도립공원이 제주국립공원으로 조성되고 있다. 기존의 국립공원은 내 일상과는 동떨어진 한라산 중심의 것인 반면에서 제주국립공원은 주변의 오름, 곶자왈, 중산간 등으로 확대된다. 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역으로 국립공원이 확대된다. 신화역사공원, 오라관광단지 등 종전의 관광지는 주로 한정된 지역에 대단위 외국인 투자를 통해 개발됐다. 하지만 제주국립공원은 지역 중심으로 확대되고, 개방된 질적 관광의 대표적인 지역생태관광지로 조성되고, 도민이 주체가 되어 보전과 지혜로운 이용을 통해 미래 제주 관광산업 발전의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자원총량제, 환경보전기여금, 그리고 제주국립공원은 청정과 공존의 제주미래 비전과 세계환경수도를 실현할 수 있는 핵심이기에 제주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공감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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