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전국 각지에서 수능 시험이 치러졌다. 직접 시험을 보진 않았지만 이번 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말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자책과 후회를 겪고 있을까. 필자도 수능을 본 지 몇 년 되지 않아 그 마음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이해가 간다.

며칠 전, SNS를 하다가 한 사진을 보게 되었다. 수능생이 단 것으로 추정되는 댓글을 캡처한 것이었다. 그 내용을 보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엄마 진짜 미안해요. 괜찮은 척 했는데 밥 먹고 와서 답 맞춰보고 한참을 울었어요. 진짜 제가 다 잘못했어요.’

이 아이가 왜 울어야 하는가, 대체 무엇을 잘못해 이렇게 슬프게 빌고 있는가. 수능이 뭐라고, 그게 뭐라고 아이들을 이렇게 괴롭히는가. 이들은 왜 이렇게 괴로워하는가. 대학이 전부라고 가르치고 있지 않은가. 모든 삶이 출신 대학을 통해 결정된다고 가르치고 있지 않은가.

아이들은 그 말만 믿고 몇 년씩이나 책상을 붙들어 매고 있다. 너무 안타깝다. 교육 구조가 오히려 학생들의 시야를 좁히고 있다.

이름 있는 대학교를 가는 것. 그것이 ‘편한 길’이라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은 왜 알려주지 않는지, 좋은 대학에 가는 것보다 더 많은 길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왜 교육하지 않느냐는 말이다.

교육 시스템이 문제라는 말은 하지도 않겠다. 그냥 누가 그들에게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좋은 수능 점수가 너의 삶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세상은 네가 아는 것보다 더 넓다는 사실을 제발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좌절하지 않도록 그들을 위로해 주었으면 좋겠다. 고생했다는 말과 따뜻한 포옹이면 된다. 그들이 다시 일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것이 그들보다 앞서 있는 이들의 의무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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