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기업 면세점들이 지역과의 상생(相生)을 외면하고 있다는 질타가 제주도의회에서 터져 나왔다. 총대를 메고 공격 선봉에 나선 이는 김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제주도내 면세점 매출액은 2013년 8969억원에서 2017년 1조6917억원으로 4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더욱이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 국면에서도 대기업 면세점 매출은 전년보다 오히려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영업실적 또한 작년보다 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민과의 상생 방안은 전무하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경미 의원은 롯데면세점의 경우 제주 현지법인 설립을 통해 도민상생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으나 도민 체감도는 매우 낮다. 이에 반해 서울에서는 면세점 기금 102억원을 들여 창작문화공간을 조성하거나 1500억원 상생기금을 조성한다는 발표도 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제주에서는 아무런 협력 방안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김 의원은 “제주관광 성장과 관련 ‘면세점만 행복했던 10년’이라고들 한다”며 “제주관광 성장에 따른 이익은 면세점들이 가져가고 있지만, 수익의 지역환원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라며 관광이익의 역외(域外) 유출에 대한 대책마련을 제주도에 촉구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제주 지방분권 과제에 면세점 매출액의 1%를 관광진흥기금으로 납부하는 방안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형평성 등의 이유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말만 특별자치도’라는 세간의 비아냥이 왜 나오는지 이제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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