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진흥기금 운용과 관련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지출이 수입을 초과해 집행되면서 기금의 안정적 운용을 위한 적절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관광진흥기금 지출액은 총 470억3600만원. 같은 기간 수입액인 237억7200만원보다 약 2배 가량 많았다. 관광진흥기금 지출액이 수입액을 초과한 것은 제주도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기금 운용을 이양받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지출 규모도 종전 최고였던 2016년 지출액(260억5100만원)을 훨씬 넘어섰다. 지난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200억원을 출자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하지만 최근 들어 수입보다 지출 씀씀이가 많아졌다. 이는 그만큼 관광업체의 기금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문제는 수입보다 지출이 크게 늘면서 자칫 관광진흥기금 자체가 고갈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제주관광진흥기금은 제주공항을 통해 국외로 출국하는 사람에게 1인당 1만원씩 부과하는 금액과 도내 카지노 매출액의 1~10% 징수에 의해 조성되고 있다. 업황(관광)에 따라 수입금이 들쑥날쑥할 수 있는 구조다.

그것은 중국의 ‘사드 보복’ 국면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제주관광진흥기금 수입은 2016년 337억3800만원에 이를 정도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다 지난해 감소세로 들어섰다. ‘사드 보복’에 따른 여파였다. 중국인 관광객 등의 감소로 출국납부금은 2016년 133억8300만원에서 지난해 64억6800만원으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카지노 납부금 또한 175억5100만원에서 156억6100만원으로 줄었다.

이에 반해 도내 관광업체의 기금 수요는 늘고 있다. 관광진흥기금과 관련한 제주도의 정책 전환에다 영업 악화 등으로 손을 벌리는 곳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는 그동안 관광숙박시설 신축 등에 진흥기금 지원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숙박시설 과잉에 따라 이를 억제하는 대신 영세 사업장에 대한 경영안정자금 지원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제주관광진흥기금 조성액은 지난해 기준 547억6200만원에 달한다. 겉으로 보기엔 엄청난 규모로 보이지만 2017년 지출금이 470억3600만원임을 감안하면 기금 고갈은 시간 문제다. 더욱이 관광경기 악화로 수입금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제주관광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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