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은 제주의 대표적인 자연자원이다. 곶자왈은 수풀이 우거져 원시림 지대를 형성하며 빗물이 지하로 흘러들어 지하수를 만들기 때문에 ‘제주 생태계의 허파’로도 불린다.

그런데 그 골자왈의 22% 이상이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이미 파괴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는 국토연구원에 의뢰해 ‘제주 곶자왈지대 실태조사 및 보전 관리방안 수립’ 용역 중에 있다.

용역에 따른 실태조사 결과 현재 도내에서 운영 중인 30개 골프장 중 7개가 곶자왈지대에 건설됐다. 1998년부터 2009년 사이에 개장한 이들 7개 골프장을 모두 합친 면적은 무려 14.403㎢에 이른다.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도 곶자왈 파괴에 가세했다.

JDC는 2007년 한경·한림·대정·안덕 곶자왈지대 내 3.986㎢를 제주신화역사공원으로 개발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JDC의 투자 유치로 이곳의 93%에 이르는 면적에 국내 최대의 리조트가 건설 중이다. JDC는 2009년에는 같은 곶자왈지대 내 3.791㎢를 제주영어교육도시로 개발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2008년에는 이 곶자왈지대에 ‘제주 유리의 성’이라는 박물관도 개장했다. 골프장과 리조트, 영어교육도시, 박물관 등의 전체 개발 면적은 22.216㎢에 달한다. 이는 이번 용역에서 제시한 곶자왈지대 전체 면적의 22.3%에 해당한다. 이밖에도 각종 개발이 이루어지거나 부동산업자 등에 의해 불법적으로 파괴된 곳들이 확인되고 있다.

제주도는 이번 용역 결과에 따라 보호지역, 관리지역, 원형 훼손지역으로 나눠 관리할 계획이다. 보호지역에서는 개발행위를 완전히 금지하고, 관리지역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의 개발행위를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곶자왈지대에 대한 전면적인 개발행위 금지를 주장하고 있다. “모든 곶자왈을 개발행위를 금지하는 보전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 환경자산 가치 증대를 위해선 곶자왈 보호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과제다. 이미 훼손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나머지 곶자왈지대에 대해선 철저한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 당국은 과하다 싶을 정도의 강력한 관리 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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