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교육 10년, 새 방향 찾기
(3)제주 다문화교육정책 현황

 

언어, 교육, 상담 지원은 물론 
축제, 캠프 통해 자긍심 일깨우기도
다문화이해 교육, 교사 연수 등도 추진

사람·물자·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근간으로 하는 ‘국제자유도시’ 제주. 제주에는 얼마나 많은 외국인이 살고 있을까. 지난해 도내 거주외국인은 2만5646명. 전체 인구의 자그마치 4.0%를 차지했다. 2016년 2만2102명에서 한 해만에 3544명이 늘었다. 매해 2500~4000명씩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다문화 배경을 지닌 아이들이 늘고 있다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이들에 대한 특화된 교육 모델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2012년 전국 최초로 다문화교육기관을 설립하기도 한 제주는, 다문화교육이 본격화된 2007년 이후 지난 10년간 어떤 교육을 진행해 해왔을까. 다문화교육의 새로운 흐름과 함께 10회에 걸쳐 짚어본다. 

도내 다문화 교육은 다문화가족지원법과 제주도교육청 다문화교육 활성화 조례 등을 근거로, 제주도교육청 국제교육협력과가 총괄하고 제주도교육청 직속기관인 제주국제교육정보원 소속 제주다문화교육센터가 추진하고 있다. 이 곳의 업무는 크게 (다문화학생)언어 지원, 교육 지원, (일반학생)다문화이해교육, 교사연수로 나눌 수 있다.

▲“어서와, 제주는 처음이지?”
제주다문화센터는 우리말을 잘 모르는 이주배경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찾아가는 노둣돌 다문화예비학교). 대상은 중도입국 학생이나 외국인가정 학생, 난민가정 학생 등 주로 입국 2년 이내의 아이들이다. 해당 학교에서 신청하면 센터에 소속된 한국어강사가 주3회 학교로 찾아가 아이들을 만난다. 올해의 경우 35개교에서 51명의 이주 배경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부모 등 주변으로부터 충분한 교육(정보)을 받지 못 하는 학생들을 위한 제도도 있다. 다문화센터는 기초 교과 학습력이 떨어지거나 진로·학습·교우 관계 등 학교 적응에서 도움이 필요한 다문화학생을 대상으로 학습지원 멘토링, 학력지원학습코칭단, 대학생 멘토링 매칭사업 등 여러 이름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여름방학에 실시한 학력지도 방학집중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면 400여명의 학생들이 담임교사나 대학생 형·누나와의 만남으로 도움을 받고 있다. 시간은 프로그램 당 연 40시간으로 방학을 제외하면 한 달 평균 5시간 내외가 된다.

다문화센터는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다문화이해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도내 초·중·고등학교는 보통 5월20일 세계인의 날을 전후로 연 2시간 내외의 다문화이해교육을 실시한다. 다문화센터는 센터를 찾은 유·초·중학생들에게 영상·강의·요리·이중 언어 도서 등을 통해 다문화 감수성 증진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학교를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일반 학생들의 다문화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 교장·교원·학생 상담사·교육 복지사·다문화 예비학교 강사 등 여러 교육 관계자들을 대상으로도 다문화교육 역량강화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다문화 교육은 일반적으로 △소수자 적응교육(한국어, 한국문화) △소수자 정체성 교육(집단에 대한 긍정적 태도 함양) △소수자 공동체 교육(고정관념, 갈등 해소) △다수자 대상의 소수자 이해교육으로 구성된다. 다문화센터는 이 같은 다문화교육의 기본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이주자에 대한 적응 교육과 일반 대상의 이주배경 학생 이해교육을 주안점으로 가져가고 있다. 

▲맞춤형 교육 모델 개발에도 노력
교육부의 정책에 따라 제주도교육청은 도내 7개 학교(유치원)를 다문화 정책학교로 선정해, 맞춤형 교육 모델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다문화 유치원’인 구좌 중앙초등학교 병설유치원과 중문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는 다문화가정 등 이주배경 유아들의 언어·학습·인지능력이 지연되지 않도록 누리과정과 연계한 통합언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타 유치원에 확산할 수 있도록, 유아 수준에 맞는 다문화 이해교육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다문화 중점학교’는 다문화 친화적인 교육환경 기반을 조성하는데 초점을 둔다. 다문화학생에 대한 낙인 효과나 차별을 완화하기 위해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다문화 감수성을 높이는 반편견·평등교육을 실시한다. 현재 제주에서는 일정 수 이상의 다문화 학생이 재학 중인 백록초, 제주동초, 대정초, 서귀서초가 다문화 중점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다문화 중점학교가 다문화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몰두한다면, ‘다문화 연구학교’는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다문화교육 모델 연구를 수행한다. 제주도교육청이 지정한 연구학교는 구좌중앙초이며, 국립인 제주대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가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교육과정 구성과 교수학습방안에 대해 상시적으로 연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문화 예비학교’는 중도입국학생, 외국인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국어 및 한국문화를 집중 교육하는 과정이다. 제주의 경우 특정 학교가 아닌 제주다문화교육센터가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정책학교 지정)2011년 이후 집적돼 온 다문화 정책학교의 크고 작은 성과와 경험은 다문화 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도내 여러 학교의 교사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이주 배경 아이들을 위한 배려
제주도교육청은 다문화 수용성 함양을 위한 다양한 학교 밖 프로그램을 열어놓고 있다.

매해 10월이면 도내 초·중·고등학교 학생·교사·시민을 대상으로 제주글로벌다문화축제를 연다. 전통 음식과 민속 의상을 체험하고, 영어·중국어·일본·스페인어 등 여러 언어를 통한 발표·퀴즈·에세이·토론 대회에 참여하면서 학생들은 세계 문화의 다양성을 몸으로 체득한다.

도교육청은 제주글로벌다문화축제 안의 또 다른 행사로, 다문화가정 학생과 부모를 대상으로 이중언어말하기 대회를 열고 있다. 부모는 한국어로, 학생은 부모 모국어로 자유주제에 대해 발표함으로써, 언어능력 향상과 자긍심 형성의 기회를 제공한다. 다시 말해 다문화 가족력이 두 가지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긍적적인 가능성임을 아이들에게 대회 참여를 통해 알게 한다는 취지다.

올해의 경우 중국어(표준어), 일본어, 필리핀어(타갈로그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몽골어 등 6개 언어를 대상으로 치러졌다. 이외에 도교육청은 다문화 및 일반학생이 함께 하는 문화다양성 캠프와, 학부모 대상 교육을 연 25회 가량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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