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나 고위 관료 스스로 자정 나서야" 비판도

중국 정부가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호화 결혼을 단속하고 검소한 결혼 문화 보급에 나선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민정부는 최근 열린 한 회의에서 "현대 결혼 문화는 지나치게 사치스럽고 때로는 비도덕적이라는 비판까지 받는다"고 강조하면서 보다 전통적이고 검소한 결혼을 권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정부는 "이러한 결혼 문화는 성장을 저해하고 농촌 지역의 빈곤 구제를 힘들게 할 뿐 아니라, 가족 내 화합과 건강한 사회 발전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며 중국 전역의 기층 조직을 동원한 '결혼 표준화' 방침을 내놓았다.

이들 기층 조직은 각 지역의 사정에 맞춰 결혼식이 어떻게 진행돼야 할지, 축의금의 수준은 어느 정도가 적절하지 등의 지침을 정하고, 이 지침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감독하게 된다.

이러한 지침에도 불구하고 호화 결혼을 하려는 가족에 대해서는 지방 당국이 강력한 저지에 나설 방침이다.

중국 상당수 지역에서는 결혼식이나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르는 관습이 남아있어 이러한 의식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고자 빚을 지는 일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행정단속으로 뿌리 깊은 관습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상하이사회과학원의 쉬안치는 "긴 세월 전해 내려온 관습을 단속만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며 "결혼 문화를 바뀌기 위해서는 대중에 대해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유명 인사의 결혼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행태 등을 없애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 문화의 개선을 위해서는 '부패 문화'의 근절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베이징대학 반부패연구소의 좡더수이 부소장은 "당 간부나 고위 관료, 공무원들은 축의금이나 조의금을 뇌물을 받는 통로로 이용한다"며 "결혼식이나 장례식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이들 스스로 자정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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