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관광객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면서 제주관광에 빨간불이 켜졌다. “양적 성장을 지양하고 질적 성장을 추구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수요는 유지돼야 한다”는 업계 관계자의 말에선 일종의 위기감마저 느껴진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211만666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9%가 감소한 것이다. 문제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지난 5월부터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10월 내국인 관광객은 112만8247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무려 8.2%가 줄었다. 11월 또한 5.3% 감소했다.

이 같은 내국인 관광객 감소는 제주기점 항공편이 감편 운항되고, 저비용항공사 등의 해외노선 확대에 더해 특가 이벤트 등을 펼침으로써 관광객을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가격대면 제주보다 해외를 선호하는 기류도 한 몫을 거들고 있다.

골프관광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제주지역 골프상품가격은 1박2일에 30만원~40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이에 반해 해외상품의 경우 3박4일에 70만원~110만원 정도다. 여기에 좌석난까지 겹치면서 골프관광객들이 제주보다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 등 해외로 빠져 나가는 중이다.

더욱이 저비용항공사(LCC)의 ‘이중 전략’도 제주관광 부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내선은 제주기점을 통해 일정부분 수익을 올리고, 해외노선은 수요가 많은 타 지역을 중심으로 운항에 나서면서 가격 역시 대폭 낮춰 수요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인천과 청주, 대구와 부산, 무안공항을 기점으로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과 일본노선에 신규 취항하는 등 해외노선 공략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경기가 장기적인 침체에 빠진 가운데 관광마저 무너진다면 제주지역 경제는 더 큰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 작금의 상황은 결코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위기 의식’은 이럴 때 필요하다. 제주도와 관광협회 등 유관기관이 적극 나서 새로운 활로를 찾는 등 조속히 타개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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