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고경대)의 방만한 예산 관리가 도의회의 타깃이 됐다. 제주문예재단의 내년도 세입·세출 예산과 관련 집중 질타에 나선 이는 무소속 안창남 의원(제주시 삼양·봉개동)이었다.

안 의원은 세입 감소 전망 등으로 제주도가 도민들에게 직접 돌아가는 사업마저 긴축 편성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예재단은 오히려 올해보다 5억원 늘어난 30억원을 내년 운영비로 편성해 제출했다고 호된 비판을 가했다.

당초 문예재단은 출연기금의 이자로 운영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재단의 내년 이자 세입은 21억원에 대한 2800만원뿐으로 나타났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재단에 적립된 기금 170억원 중 113억원은 ‘재밋섬 건물’ 매입을 위해 지난 6월 특별회계로 전출된 상태다. 나머지 57억원 가운데 36억원도 2020년 이후 이자가 발생하는 정기예금으로 예치되어 있어 내년도 이자 세입에서 제외됐다.

안창남 의원은 “113억원이면 연 이자 수입이 얼마인데, 재밋섬 사업은 사업대로 묶이고 이자는 이자대로 놓치고 있다”면서 “기본적인 세입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기 개인 돈이면 이렇게 방치할 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실한 예산 증액 기준을 놓고도 강한 질책이 이어졌다. 현재 모든 부서를 포함한 출연기관들이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매입 때문에 절감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문예재단만 대부분의 사업비를 증액하고 임직원 급여도 상향 조정하고 있다는 것. ‘재밋섬 논란’ 아직 채 가시지 않고, 사람이 바뀌었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제주문화예술재단에 대한 질타이자 경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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