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7일) 제주시 메종글래드 호텔에서는 제주도 주최·제주매일 주관으로 ‘2018 제주바다사랑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이준백 교수(제주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는 ‘제주 해양생태계와 환경변화’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해양생물의 보고인 제주바다를 지키기 위해서는 각종 쓰레기 수거와 함께 해양생물자원 보존 노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바다 해(海)자를 풀어보면 물 수(水)와 매양 매(每)가 하나가 되어 글자를 이룬다. 매양 매(每)자는 어린아이(人)가 어미(母)의 젖을 매번 먹는다는 뜻으로, 바다는 어머니의 품을 나타낸다”는 비유로 운을 뗐다.

그는 “현재 외래종의 증가와 중국 연안수에 의한 저염분 현상, 갯녹음(백화) 현상의 가속화 등으로 인해 제주연안 해양환경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00~2009년 남해안과 제주 표층수온 상승을 비교한 결과, 남해 평균이 0.3℃ 증가한 반면 제주 평균은 1.6℃가 증가했다. 이는 해양생물들에게 굉장한 스트레스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각종 해양쓰레기로 환경정화의 숨구멍 역할을 하는 조간대가 오염되고 있다. 또 하수종말처리장의 불완전 처리수 방류 등 연안해역의 부영양화로 인해 적조현상이 일어나 제주바다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이 교수는 “ 이 같은 환경변화로 인해 해파리와 부유성 멍게류의 출현 등 생물종이 변화해 먹이사슬 구조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제주 고유생물종 보존 정책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제주도 등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온갖 수식어를 동원하며 제주바다를 예찬한다. 그러나 말 뿐이다. 5조원을 훨씬 상회하는 제주도 예산 중 전체 해양분야에 투입되는 돈은 2000억원(그것도 대부분 해양개발) 내외에 불과하다.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해양쓰레기 수거 비용은 고작 60~70억원 정도다. 쥐꼬리 같은 이 예산을 갖고 ‘청정 제주바다’를 부르짖고 있으니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나는 법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