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수호 민족 보전에 기여한 제주馬
말고기 육포 ‘마건포’ 고려시대 진상품
조선시대 연산군은 정력보강제로 즐겨

동의보감 등 의서에도 마육 효능 기록
동맥경화 예방, 당뇨병·아토피 치료 등
마육산업 말산업의 기반 활성책 필요

 

숙종 때 이형상 목사는 “제주에서 마정(馬政)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했고, 영조는 “제주는 국마(國馬)의 부고(府庫)”라고 하였다. 말의 고장 제주가 있었기에 나라를 지키고 민족을 보전하였다. 한성까지 침략당한 임진왜란 때 제주말을 공급하여 권율 장군을 비롯한 장수들이 왜군을 물리쳤다. 

섬에서 육지로 험난한 바닷길을 안전하게 실어 나르기 위한 공마선(貢馬船)도 발달하였다. 공마선은 30~40필의 말을 싣고 바다 바람을 이용해 제주도에서 해남이나 강진까지 육지로 옮기던 배였다. 제주는 조선술과 항해술을 발달시켰고 이를 바탕으로 이순신의 거북선이 탄생하여 33전 33승으로 조선을 구할 수 있었다.

동의보감에는 “마육(馬肉)이 신경통, 관절염 빈혈에 좋고 특히 귀울림에 효험이 있으며 허리와 척추뼈에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 말기 의서인 ’방약합편‘에도 “말고기는 원기가 부족하여 기운이 없을 때 이를 회복시켜주고 혈압이 높은 사람, 심장, 폐, 대장이 약한 이에게 좋다”고 하였다.

“몰괴기론 떼 살아도 쇠괴기론 떼 못 산다”라는 제주 속담이 있다.  “말고기로는 끼니가 되어도 쇠고기로는 끼니가 안 된다”는 말로 이는 말고기는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고 소화도 잘 된다는 말이다. 

말고기 육포인 ‘마건포’는 고려시대부터 제주의 특산물로서 조정에 올리는 진상품이었으며 연산군은 정력보강제로 마육을 즐겼다. 말고기에는 불포화지방산, 특히 팔미톨레산이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3~4배 많다. 팔미톨레산은 피부를 보호하는 피지(皮脂)의 주요 성분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킨다. 

특히 말고기는 총콜레스테롤 및 유해한 콜레스테롤 함량을 저하시키는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매우 높으며 필수 아미노산은 물론 오메가 3 성분인 리놀렌산(linolenic acid) 등이 백색육인 닭고기와 오리고기보다 3배 높다. 말 뼈에는 글리코겐 함유량이 우유의 4배나 되고 철·인·칼륨·망간 등을 다량 함유하여 관절, 류머티즘, 골다공증 등에 효능이 좋다.

말고기는 소고기에 비해 인, 마그네슘, 철, 아연 및 구리함량이 높고 말기름의 팔미톨레산은 췌장의 기능을 향상시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것이 입증되었다. 의학계에서는 “말고기가 동맥경화 예방 및 당뇨병 치료, 아토피 피부염 등의 치료효과를 높인다”고 하였다.

제주도 속담에 “몰괴기 솖으는 딘 가지 말라”(말고기 삶는 데는 가지마라)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말고기 삶는데 얼씬 거리다가는 애꿎게 밀도살 누명을 써서 관원에게 오해를 살 수 있다는 말이다.

구마모토는 말고기 요리의 본고장으로 일본에서 말고기 요리가 가장 대중화된 곳이다. 맛이 특별하고 지방이 없어 남성들의 스테미너식으로는 물론 여성들의 건강미용 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제주도는 말고기의 식품 영양학적 우수성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하고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또 체계적인 연구 개발 추진으로 마육 산업 활성화를 이루는 등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할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말고기의 우수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만큼 앞으로 말고기의 효능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하겠다”며 “소비자들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여 마육산업 활성화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주도는 지난 8월 부터 말고기 품질의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소비자의 신뢰도 제고와 말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A·B·C 등급으로 판정하는 ‘말도체 등급판정제’를 실시하고 있다. 

말고기는 웰빙 영양식품으로 제주를 대표하는 힐링 향토음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마육 소비가 전국으로 확산되기 위하여 지상파 TV 등 과감한 홍보 전략, 시식회, 요리교실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제주말고기가 국민보양식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공직자들, 전문가들 지혜를 모으자. 농민들의 엄명이다.

말과 생사고락을 함께 하고 있는 제주 말 사육 농가는 최근 말 가격 하락으로 시름이 깊다. 마육산업은 말산업의 기반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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