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배 정박 금지 청정바다 유지
관광은 생태자원 최대한 활용
축제 등 문화행사 홍보도 적극

제주, 뒤지지 않는 자연경관·시설
칸쿤처럼 세계적 명소로 만들기
‘제주를 사랑하는 노력’ 우선 필요

 

최근 기업 해외리더십세미나 참석 차 멕시코 칸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빈부 격차가 심한 나라, 마약과 범죄가 많은 나라 등 멕시코에 대한 선입견이 있던 터라 방문 전 치안에 대한 약간의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칸쿤 도착 후 얼마안가 나의 걱정은 괜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현지에 사는 한인의 말로는 총기사고나 불법마약 등 위험한 일들은 국경지역 일부에서 일어나는 일이지 멕시코에 사는 사람들은 아주 안전하다고 하였다. 며칠 머물며 이 나라에 대한 정보를 듣고 접할수록 멕시코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 그리고 세계적인 휴양지인 칸쿤을 알면 알수록 제주도가 오버랩 되었다.

칸쿤에 있으면서 멕시코에 호감도가 높아진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에메렐드 바다를 지키기 위해 칸쿤에는 큰 배가 정박할 수 없다는 것과 크루즈배가 정박하지 않는다고 한다.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섬을 오가는 페리나 요트, 소형배만 오고 갔다. 그 결과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바다를 유지하고 있으며, 바닷가 특유의 비릿한 바다내음이 전혀 나지 않았다.

둘째, 여인의 섬(이슬라 무헤레스)이라는 작은 섬에는 거북농장이 있어 산란, 부화, 성장까지 세심히 신경을 쓰는 곳이 있었고 가두리 양식으로 거북을 길러 바다로 방생하는 일에 많은 정성을 들이는 것을 보고 놀라웠다. 태어난 곳으로 회귀하는 특성이 있어 해마다 섬으로 찾아오는 거북이 늘어난다고 했다. 산란기에 거북을 보기위해 찾는 관광객도 많다고 한다. 생태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었다.

셋째, 최근에는 죽은 자를 기리는 1000년이 넘은 전통기념일인 죽은 자의 날엔 행사를 보기 위해 전 세계 사람들이 몰린다는 것이다. ‘죽은 자의 날’은 죽은 자들이 일 년에 단 한 번, 산 자인 가족과 친지를 방문할 기회를 얻는 날이다. 국경일로 지정되어 매년 10월 31일~11월 2일 사이에 각종 축제와 행사가 치러지고 해골공예품을 선물한다. 각 가정에서는 제단을 꾸미고 죽은 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는 2008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인류 무형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그 때문에 해골공예품이 가장 인기 있는 기념품이 되었다.

넷째, 세계적인 호화 리조트와 호텔이 즐비하며 리조트마다 각종 공연 행사와 부대시설, 고객서비스가 최상이다. 때문에 호텔과 리조트를 즐기려는 관광객이 매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멕시코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뿐만 아니라 따뜻한 사람들, 음식, 전통문화 그리고 그 외 많은 부분에서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관광객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관광객들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을 받고 가게 된다.

칸쿤뿐 아니라 멕시코 전역에서 관광산업에 정성을 들인 결과 2017년 멕시코를 방문한 국제관광객들은 3930만명으로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나라가 되었다.

한국의 제주도는 어떠한가? 칸쿤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는 자연경관을 갖고 있다. 아름다운 바다 뿐 아니라 제주도 특유의 돌담, 화산섬 등 어디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제주도만의 음식문화와 고유문화도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로 부상될 수 있다.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인류무형문화유산 등 세계적인 것으로 인정받은 곳이다. 그리고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디자인을 많이 입히고 있다. 여기저기 푸르른 식물원과 박물관이 들어섰고 제주의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건축물도 많아졌다. 시간만 나면 올레길과 아름다운 제주의 명소를 찾는 여행객도 늘어나고 있다. 은퇴 후 제2의 삶을 정착해 고향처럼 살아가는 이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제주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칸쿤처럼 전 세계 사람들이 사랑하는 제주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기 위해선 제주를 사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작은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제주의 땅과 바다를 지키려는 제주인의 마음과 노력이 꼭 있어야 한다. 관광객이 한번 왔다가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제주를 보고 느끼며, 제주의 맛과 냄새를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제주도 관광정책 또한 제주를 사랑하는 살아있는 정책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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