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嚴冬雪寒)’이 따로 없다. 제주지역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비임금 근로자와 단시간 근로자가 크게 늘어나는 등 고용의 질도 날로 악화되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가 12일 발표한 ‘2018년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이런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지난달 제주지역 15세 이상 인구(생산가능인구)는 55만명으로 1년 전보다 1만7000명(3.2%) 증가했다. 이 가운데 경제활동인구는 39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경제활동참가율(71.1%)도 1.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15만9000명으로 1만5000명(10.2%) 늘었다.

고용동향 통계에 의하면 제주지역 취업자는 38만8000명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보였다. 고용률은 69.6%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2%포인트 하락했다. 성별로는 남자가 1.3%포인트, 여자는 3%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비임금 근로자가 급증하는 등 고용의 질도 크게 악화됐다. 임금근로자가 24만9000명인데 반해 비임금 근로자는 13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2000명이나 증가했다. 특히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가 각각 5000명, 7000명씩 늘었다. 경기 악화로 아르바이트생을 대폭 줄이고 가족끼리 영업에 나서고 있다는 반증이다.

임금근로자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임금근로자가 1년 전보다 1만2000명 감소한 가운데 상용근로자 5000명, 임시근로자가 1만1000명 줄었다. 다만 일용근로자는 4000명 늘었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40.8시간으로 전년 대비 0.9시간 감소했다.

문제는 실업자가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2000명(31.7%)이나 급증했다는 점이다. 성별로는 남자가 4000명(14.3%) 감소한 반면 여자는 무려 138.9%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실업률은 2.0%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경제는 심리’라고 하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경제 전반이 활력을 잃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 정부가 ‘최저임금 속도 조절’ 및 ‘주52시간제 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어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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