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미래다’ <5>기타큐슈시 해안탐정단 활동

“진실은 언제나 하나다!(真実は いつも 一つ!)” 일본의 유명한 인기 추리 애니메이션인 ‘명탐정 코난’에 나오는 명대사다.

‘탐정’과 ‘해양쓰레기’는 언 뜻 보면 생뚱맞은 조합이다. 하지만 이 생뚱맞은 조합이 18년 째 빛을 발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福岡県 北九州市)에서 해양쓰레기에 관한 진실을 찾는 활동을 하고 있는 환경단체 ‘우리들의 해안탐정단(われら海岸探偵団)’이다.

기타큐슈시 와카마쓰구(若松区)는 아름다운 자연 해변을 많이 가지고 있는 곳이다. 우리들의 해안탐정단은 이 해안을 정기적으로 탐색하고 해양쓰레기를 수집함으로써 환경문제에 대해 모색하고 있다.

또 해양청소 활동을 통해 마음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 왜? 환경·봉사단체 이름이 ‘우리들의 해안탐정단(われら海岸探偵団)’일까?

해양쓰레기 취재를 위해 후쿠오카현으로부터 이 단체를 소개 받았을 때 왜 이름이 해양탐정단일까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이 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케우치 유지(竹內 裕二) 오이타현립예술문화단기대학 교수는 “지난 2001년 아름다운 해안을 지키기 위해 일본 해상보안청에서 지역주민들이 해양정화활동을 하는 봉사단체를 만들기를 권유했다”며 먼저 운을 띄었다.

이어 “모든 사람들이 탐정단이라는 이름을 좋아했다. 그리고 우리들의(われら)는 예전 일본 드라마에서 많이 쓰인 제목이다. 이 두 단어를 합쳐 이름을 정했다”면서 “단순하게 해양쓰레기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해양쓰레기 발생에 대한 사실과 진실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케우치 교수의 설명을 들으니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쉽게 풀렸다. 탐정처럼 뛰어난 관찰력과 추리력, 자유롭고 합리적, 융통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항상 바다를 감시하고 관리하기 있기 때문이었다.

▲ 올해까지 해안정화활동 18년째 이어져…195회 8190명 참여 152.5t 수거

‘우리들의 해안탐정단’은 지난 2001년 와카마쓰 해상보안부(若松海上保安部)와 함께 자원 봉사자 모집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03년 1월 사무 관리를 NPO법인마을칼슘공방으로 이전하고 자원 봉사 단체로서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

이들은 해안정화활동을 통해 친숙한 환경문제와 국제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 해안이 남아있는 기타큐슈시 와카마쓰구의 북쪽 해안을 언제까지나 자연 그대로, 후세에 남겨 주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33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월 1회 일요일 오전을 이용해 와카마츠구의 자연해안 4곳과 와카마츠구에 인접한 이시야마을(芦屋町) 해안 등 5곳에서 해양쓰레기 수거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1년 5월 13일 와이타해안(協田海岸)에서 30명이 참여한 첫 수거활동을 시작으로 올해 12월까지 195번에 걸쳐 8190명 참여해 152.5t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올해는 384명이 참여해 8.9t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지난해에는 1332명이 참여해 17.27t을 수거했으며, 2016년에는 407명이 참여해 9.94t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이 같은 성과는 모두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이뤄졌다. 인터넷에 시간과 장소를 공지하면 지역 주민들이 찾아온다. 18년간의 활동이 쌓이면서 지역사회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된 것이다.

해안탐정단은 단순하게 쓰레기를 줍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교육도 같이 병행하고 있었다. 기타큐슈시로부터 지원을 받아 ‘바다는 친구(海はともだち)’라는 팸플릿을 만들었다.

또 바다 정화활동에 힘쓴 덕분에 일본 정부나 해양 관련 기관으로부터 많은 표창장 등을 받기도 했다.

▲ “해양쓰레기 문제 한·일 민간단체간 교류 통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타케우치 교수는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발생한 해양쓰레기가 해류를 타고 한국으로, 한국에서 발생한 해양쓰레기가 일본으로 오고 있다”면서 “한·일 양국 민간단체 차원에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양쓰레기 표착문제는 자연의 흐름(해류)에서 발생했다는 인식을 갖고 계절에 맞춰 활동을 해야 한다”면서 “민간단체끼리 서로 간의 교류를 통해 해양쓰레기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양쓰레기 문제는 사전에 차단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해안정화활동을 하지 않으면 해양쓰레기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행정과 기업에서 지원하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뤄져야 후세에 아름다운 바다를 물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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