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생존희생자 유족 사진전 ‘다시 봄’

▲ 김은주 촬영

내년 1월 31일까지 평화공원 전시실

제주도의 봄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지만 제주의 봄은 영원히 기억되어야 할 아픔을 지닌 시간이기도 하다.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와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생존희생자 및 유족사진전 ‘다시 봄’을 개최한다.

제주4·3평화재단 2층 기획전시실에서 마련되는 ‘다시 봄’은 지난 17일 개막해 2019년 1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이 후원한다. 전시장에는 제주4·3 생존희생자와 피해자 유가족의 인물 사진 104점이 걸렸다.

전시명인 ‘다시’는 영어 ‘again(다시)’과 한자 ‘多時(긴 시간)’의 중의적 의미다. ‘봄’은 ‘보다’라는 의미와 계절의 의미를 함께 지닌다. 긴 시간 이후에 다시 봄을 기다린다는 의미, 혹은 긴 시간이었지만 다시 아픔을 마주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시를 기획한 김은주 작가는 국내·외에서 민중항쟁이나 민간인 학살 사건 다큐사진을 전문적으로 담아오고 있다. 2011년 광주에서 5·18 광주 민중항쟁 희생자들의 어머니를 담은 ‘여기, 여기…오월 어머니’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2015년에는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로 날아가, 광주와 비슷한 아픔을 지닌 ‘오월 어머니회’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김 작가는 “사진에선 장소가 그 자체로 의미 있다. 사랑하는 가족이 죽었던 장소로 되돌아가 지난날 겪었던 괴로운 시간들을 호출한다. 과거를 회상하는 이들의 표정엔 절절한 그리움이나 여러 감정이 묻어난다”면서 “유족들이 이 과정을 통해 조금이라도 상처를 치유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회는 4·3평화공원을 찾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와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전시회가 끝나면 사진 속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에게 작품을 기증할 예정이다. 문의=010-369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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