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들어 가는 촛불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 속에서 울림이 인다. 자신의 몸을 태우면서 세상을 밝게 하는 그 모습이, 마치 논어 위령공편에 나오는 살신성인의 정신을 대하는 것 같아서다.

무릇 상대방을 위해서는 자신의 고통을 감수하거나 이웃을 위해 이익을 양보하고, 희생하는 마음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에서도 남에게 베풀며,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원봉사자들이다.

지난 14일 제주시자원봉사센터 주관으로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 5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인 가운데, 봉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유공자에게 표창패를 수여하고 자원봉사 네트워크를 형성해 사업협력관계 구축 및 봉사와 나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행사가 치러졌다.

‘제주시 자원봉사자 만남의 날’은 지역사회 곳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동한 자원봉사자 서로가 격려하고 위로하는 장이다. 그리고 새해를 맞아 새롭게 시작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짧은 2시간의 만남이었지만 자원봉사자들에게는 더 없이 행복함을 느꼈다. 지금까지 제주시에 등록된 자원봉사 단체는 1200개이며, 자원봉사자로 12만3000여 명이 등록되었다고 한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알게 모르게 봉사한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자원봉사는 큰 것이 아니다. 아주 작은 것. 그리고 먼데 있는 것이 아닌, 우리 주위에 있는 평범한 것들이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언제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자원봉사다.

한번은 자원봉사자들과 표선면 해안 정화 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다. 양식장 벽면에 ‘타리아득(他利我得)’이란 한자어가 새겨 있었다.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이 자신에게 득이 된다는 의미다. 이 글을 보았을 때, ‘아! 자원봉사라는 것이 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자원봉사는 남을 위해 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자신에게 손해인 듯, 착각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결국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원봉사자는 늘 변화해야 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게 진정한 자원봉사자다.

‘화향은 천 리나 인향은 만 리’라는 말이 있다. 이는 자원봉사자들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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