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넘어섰다. 이른바 ‘데드크로스(dead cross·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상회하는 시점)’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와 동일한 45%였다. 반면 부정 평가는 전주보다 2%포인트 상승한 46%로 집계됐다. 이 같은 부정 평가 수치는 지난해 5월 취임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주된 이유는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47%)을 으뜸으로 꼽았다. 다음으론 ‘대북 관계·친북 성향’(17%) 등의 순이었다. 특히 최근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하는 등 악재가 연달아 터진 것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취임 초 80%대에 달했던 국정 지지율이 거의 반 토막이 날 정도로 급전직하했다는 점이다. 역대 정권 사례에서 보듯 ‘데드크로스’가 일어나면,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임기 말까지 다시 지지율을 회복하기가 어렵다. 자칫 ‘조기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정 기조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내년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이 성사되면 지지율이 다시 반등될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친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지지율 하락이 가파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야말로 문재인 정부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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