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의 자매도시 일본 기노카와시 소속 공무원으로 서귀포시에 파견 와서 현재 자치행정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벌써 8개월째 연수생활이며, 친절한 서귀포시 여러분들과 맛있는 한국 음식 덕분에 하루하루 소중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서귀포에서든 한국의 다른 지방에서든, 매 식사 때마다 맛있게 먹고 있는 음식 중 하나가 김치다. 특히 묵은 김치도 맛있지만, 바로 한 김치 겉저리가 내 입맛에 더 맞다.

그런던 중에 자치행정과 행사 중 하나인 서귀포시 부녀회에서 김장만들기 행사가 있다고 해서 한걸음에 달려갔다.

행사장인 남원생활체육관에 들어가는 순간, 난생 처음 맡아보는 냄새로 실내가 가득했다. 이미 와 있는 부녀회 회원들의 모습을 보며, 순간 거대한 김치공장에 온 듯 한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이 난생 처음 맡아보는 냄새가 김장 양념 냄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빨간 양념을 한 웅큼 쥐고, 한 손에는 절인 배추를 잡고 얼마나 양념을 적절히 잘 묻히느냐가 맛을 좌우한다는 회원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름 열심히 김장만들기에 몰두했다. 차곡차곡 만들어진 김장이 박스포장하는 곳으로 옮겨지면 또 새로운 배추가 한가득 쌓인다. 그 양이 어마어마했다.

이 김장은 취약계층이나 다문화가정, 독거노인에게 보내진다고 한다. 서귀포 부녀회원 100여 명이 참가하여 800세대에 나눠준다고 했다. 내가 살고 있는 일본의 기노카와시에서도 사회복지단체가 고령자 가구를 대상으로 월 2회 도시락을 배달하며 안부를 묻는 식사서비스 사업을 제공하고 있지만 김장만들기 행사 규모는 대단했다.

김장만들기 행사에 참여하면서 한국 사람들은 김장김치로 이웃들과 추운겨울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김장김치 만들기 사업은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지역커뮤니티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사업이라는 생각을 했다.

부디 내가 만든 김장을 맛있게 드셔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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