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野菜)가 아니고 채소(菜蔬)다. 우리 주변에서 채소보단 야채란 표현을 많이 한다. 야채는 ‘야외에서 기르는 채소’란 뜻인데 일본식 표현이다. 일본에서는 사람이 기르는 채소를 소채(蔬菜: 소사이), 야외에서 채집하는 채소를 야채(野菜: 야사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농업기술이 발달하면서 야외에서 채집하는 채소가 없어지고 사람이 기르는 채소를 소채 또는 야채로 병행해 쓰게 됐다. 그런데 소채의 ‘소(蔬)’의 한자 획수가 많아 일본에서 사용하는 한자에서 제외됨에 따라 야채로 통일해서 현재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랜 전 야외에서 채집하는 푸성귀(채소)를 야채라고 표현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옛 부터 순수 우리말로 사람이 키우는 채소를 ‘남새’, 야외에서 채집하는 채소를 ‘푸새’라고 말했다. 그 후 한글과 한자를 병행하면서 남새를 채소라고 하고 있다.

병충해(病蟲害)가 아니고 병해충(病害蟲)이다. 병충해는 병과 벌레에 의해 피해를 받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병해충은 병과 해충이라는 복합단어이다. 흔히 풍수해, 한해, 동해 등을 사용하다 보니 병해충도 병충해로 사용하고 있다. 지구에 사는 동물 중 70%가 벌레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인간과 아무런 관계가 없거나 도움을 주는 익충이며 10% 미만이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따라서 병과 벌레는 모두 인간에게 피해를 준다는 뜻을 내포한 ‘병충해’ 보다 병과 해충을 방제해야 한다는 의미의 ‘병해충’으로 표현해야 한다. 즉 병충해 방제보단 병해충 방제, 병충해 피해보단 병해충 피해의 표현이 옳다.

그밖에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병해충의 이름은 대부분 한글로 표기해야 한다. 감귤 흑점병(黑點病) 이라는 한자(漢字) 표기보다 감귤 검은점무늬병 이라는 한글 표현이 옳다. 창가병은 더뎅이병이라 해야 한다. 하지만 한글화 했을 때 표현이 어색하거나 혼돈할 수 있을 경우가 있어 궤양병, 역병 등은 한자 표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농업 지도기관에서 정확한 병해충명을 교육해야 한다. 또한 농가들끼리 병해충 이름을 줄여서 부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총채벌레를 ‘총채’, 잿빛곰팡이병을 ‘잿빛’으로 부르는 경우가 있다. 농사 경험이 적은 사람은 혼돈할 수도 있다.

농업 용어 중에는 한자(漢字) 표현도 많고 일본식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용어들을 표준화된 용어로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농업관련 기관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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